당초 이달 말 입주가 예정됐던 서울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주상복합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이 시공사 부도로 입주가 4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초 분양 당시 이미 시공사가 부도난 사실을 알면서도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무책임 행정'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22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총 69세대가 분양된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주상복합 시프트가 도급업체인 KT건설이 비슷한 시기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공사가 현재까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입주도 넉 달가량 지연되면서 오는 12월로 미뤄졌다. 사실 이마저도 공사 재개가 언제 이뤄질지 몰라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급업체인 KT건설은 2007년 11월 이미 부도가 나 있던 상태로 이후에도 보증 시공업체인 한양으로 공사를 넘기지 않고 계속 시공을 고집하다 지난 1월 최종 부도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를 알면서도 지난 1월 분양 당시 입주 예정일을 7월 말로 명시했으며 2월 당첨자 발표 및 계약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입주일 변경에 따른 피해 보상도 그야말로 '생색내기'수준이어서 입주 예정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지난 15일자로 SH공사가 발송한 피해 보상 안내문에 따르면 시는 계약금에 대한 넉 달치 이자(연리 9%)를 지급하고 이사가 필요한 경우 비용을 실비로 지원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다른 지구에 비슷한 규모의 대체 주택을 주겠다는 제안 역시 기존 계약을 해지하는 조건을 붙이는 바람에 당첨 보장 없이 신청 자격만 부여하는 꼴이 돼서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