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부자 도시로 한국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선전시가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 가이드라인을 10년 만에 처음으로 낮췄다.

선전시 노동사회보장국은 22일 20개 업종 1400개 주요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이전보다 3.8% 낮은 월 2750위안(약 49만5000원)의 임금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임금 가이드라인은 최저임금과는 다른 것으로 근로자들의 적정 평균 임금을 말한다. 이에 따라 국영기업과 민간기업 간 월 급여 차이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영기업의 월평균 급여는 현재 3503위안(63만원)이다.

이와 관련,남방일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선전시의 경우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고 보도했다.

남방일보는 가공수출이 주요 사업인 선전 진출 홍콩 기업의 경우 이미 월평균 급여를 정부가 제시한 임금 가이드라인보다 낮은 2400위안(43만2000원) 선으로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선전시에서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 기업들이 구인난에 허덕였지만 지금은 근로자들이 구직난을 겪고 있어 임금이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전시 홍콩기업협회는 임금 가이드라인이 20% 이상 더 낮은 월 2200위안(39만6000원) 선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중국경제연구소 리칭윈 소장은 "정부가 근로자들의 월 급여를 낮추도록 인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그만큼 기업 사정이 어렵다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