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D램 반도체업계에 최대 300억대만달러(약 9억1500만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다우존스가 21일 보도했다.

황중치우 대만 경제부 차관은 이 자금을 D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1~2개 기업에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금을 받기 위해선 △해외 첨단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외국 기업과 차세대 기술을 공동 개발하며 △인재 양성 계획을 갖고 있고 △M&A(인수 · 합병)에 나서는 등 4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대만 언론들은 전했다. 대만 정부는 향후 3개월 동안 신청서를 접수한 뒤 이후 3개월간 심사기간을 거쳐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황 차관은 "대만 정부가 출자한 지주회사 대만메모리반도체(TMC)도 자금 지원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TMC에 최대 100억대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혀왔다. TMC에는 일본의 엘피다메모리가 지분참여를 하기로 한 상태다. 이와 관련,대만 최대 D램업체인 파워칩 대변인은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이달 초 포모사플라스틱그룹도 계열 D램업체인 난야와 이노테라에 총 200억~300억대만달러를 지원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만 D램 산업은 TMC를 중심으로 하는 진영과 다른 D램업체들이 뭉친 진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대만과 중국과의 연계가 강화되는 이른바 '차이완(Chiwan)'이 아시아 기술지도를 바꿀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차이완이 D램과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등 많은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국 기업에는 위협이 되겠지만 대만 기업들과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 일본 기업들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자금과 대만 기술의 결합이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또 아시아 대기업들이 중국 소비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사용한 공장 설립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이 지역 대기업 간 경쟁 격화가 중국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