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여론 독과점 해소 방안으로 제시한 '신문 구독률 20% 미만'(사전 규제)과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30% 제한'(사후 규제)의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향후 생길지 모를 여론 독과점 피해를 막기에는 충분하다고 보는 반면 민주당은 규제로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우선 사전 규제는 신문사가 방송에 진출하려 할 때(2012년까지는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에 국한) 구독률을 따져 20% 이상이면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구독률이란 전체 가구 중 해당 신문을 구독하는 가구 수의 비율로 계산한다. 신문을 보는 집을 분모로 해서 해당 신문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점유율'과는 다른 의미다.

지난 2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조선일보의 구독률은 14.8%로 조사됐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등도 10~12%로 한나라당의 사전규제 기준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방송 진출에는 제약을 받지 않는다. 민주당 안대로 구독률 10%로 제한하거나 점유율(조 · 중 · 동 모두 약 30%대)을 기준으로 했다면 방송 진출이 불가능하다.

시청점유율이 3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사후 규제 조항 역시 신문 구독률을 시청률로 환산할 때 10%포인트까지만 인정토록 하면서 사실상 기존 신문사들의 방송 진출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우제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구독률로 가면 인터넷을 통해서 신문을 보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신문의 영향력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며 "높은 구독률로 사전 규제한다는 것은 의미가 퇴색되고,모든 신문사에 방송 진출을 열어주겠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