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 경찰특공대 배치‥이탈자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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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용 컨테이너박스 설치
노조 화염병 등에 20여명 부상
노조 화염병 등에 20여명 부상
경찰이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가 점거 농성 중인 평택공장 내로 진입한 지 3일째를 맞으면서 노조원들의 폭력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도장공장 옥상에 설치된 고정식 새총의 볼트와 너트를 맞거나 화염병 공격에 의해 화상을 입은 경찰 및 쌍용차 직원이 20여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의 강제해산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노조원 3명이 심야에 자진 이탈하는 등 노조 내 분열 조짐도 엿보이고 있다.
◆경찰,공장 시설물 차례로 확보
전날 프레스공장 등 3곳을 확보한 경찰은 22일 부자재창고(MIP물류창고)를 확보하기 위해 3개 중대를 전진배치했다. 이 공장은 노조가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도장공장에서 서쪽으로 300여m 떨어진 곳으로 노조원 일부가 상주해 왔다.
경찰은 또 공장 정문과 북문 등에서 도장공장까지의 대치거리를 50~300m까지 좁히는 등 노조를 압박했다. 노조 역시 도장공장 옥상을 중심으로 새총과 다연발 사제총으로 쇠붙이를 연달아 쏘면서 경찰 진입을 저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장공장을 제외하고 가능한 모든 시설물을 확보,노조원들을 봉쇄한 다음 강제해산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공장 주변에 경비병력 2000여명을 추가로 대기시켰다. 소방당국도 소방차와 구급차 등 38대를 준비하고 물리적 충돌에 따른 부상자 발생에 대비해 인근 송탄,오산,화성 등의 19개 병원 290개 병상을 확보했다.
사측 임직원 1500여명은 이날도 평택공장으로 정상 출근해 주변 정리 등 업무 재개를 준비했다. 본격적인 업무에 나서기 위해서는 공장을 정상 가동해야 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찰특공대도 배치,강제해산 임박
경찰은 평택공장 동편 주차장에 강제해산 작전 때 사용할 특공대 투입용 컨테이너 박스 1개를 배치했다. 진압용 컨테이너가 배치된 곳은 도장공장에서 동쪽으로 100여m 떨어진 곳이다. 이 컨테이너는 가로 7m,세로 3m,높이 3m 크기다. 두께 5㎝ 정도의 강철판으로 돼 있고 내부에는 경찰특공대 1개 대대 30여명이 동시에 탈 수 있다. 사방에는 새총에서 날아오는 볼트 등을 막을 수 있는 강철 그물망을 씌운 창문이 뚫려 있다.
특공대원 3~4명은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인화물질 투척과 화재 발생에 대비해 진압용 컨테이너 박스에 방염 작업을 했다. 경찰은 진압용 컨테이너 주변에 장애물 제거 등에 사용하기 위해 추가로 크레인 2~3대를 배치했다.
경찰은 특공대 100여명을 공장 주변에 대기시켜 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장공장 옥상으로 진입하는 작전을 언제든 수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쌍용차 생존 가능성 의문"
정부 관계자들이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잇따라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조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이날 과천 정부종합청사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당초 쌍용차가 구조조정을 완료할 경우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파업기간이 60일을 넘기면서 상황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대우일렉트로닉스는 1000여명을 정리해고한 후 요즘 잘 나가고 있고,해고되는 사람이 한두 명도 아닌데 왜 유독 자동차 업종에서만 한 명도 해고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며 "쌍용차 노조가 공기업화를 요구하고 있어 정부가 중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평택=조재길/류시훈/김일규/서보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