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개정으로 가장 주목되는 변화 중 하나는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진출 기회가 열린 점이다. 하지만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과점체제를 깨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대기업과 신문사가 소유할 수 있는 지상파 지분을 10%로 제한,대기업이나 일간 신문사들이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기업+대기업,대기업+신문사 등의 합종연횡을 통해 최소 20~30%의 지분을 확보할 컨소시엄이 등장해야 하는 이유다. 개정 방송법이 지분 소유를 풀어주면서도 실제 경영 참여 시기를 2012년까지 유예한 점도 단기적 변화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기존 지상파 방송의 지분을 민간에 매각하는 절차도 마련돼야 한다. KBS2,MBC 민영화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언제 어떤 절차를 통해 풀어낼지는 아직 확정된 게 없다. MBC의 경우,방송문화진흥회의 대주주 중 하나인 정수장학회 지분을 어떻게 처분할지 정치적인 문제까지 풀어내야 한다.

제4의 지상파 방송사를 신규 선정하는 방법으로 대기업과 신문에 진출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대안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5일 카자흐스탄 방문 중 기자들과 가진 오찬에서 "2013년 방송의 디지털화 전환이 이뤄지면 기존 주파수 대역이 남게 되는데 이를 활용해 제4의 지상파 방송을 허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인터넷TV(IPTV)의 등장 등 방송통신 융합 환경을 주도하기 위해 기존 지상파 방송이 통신업체 등과 지분을 섞는 제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