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10시 4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14포인트(0.14%) 내린 1491.90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소폭 상승 출발한 직후 뉴욕 증시의 혼조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하락반전하기도 했다. 이후 외국인의 사자에 연중 고점(1499.81)을 기록했지만 개인의 매도가 확대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상승 탄력이 줄어들 수 있지만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에 있어서 '위'를 기본 방향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상승 탄력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골드만삭스,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생길 수 있는 시점"이라며 하지만 "위험자산 선호 확대로 인한 외국인의 매수세 지속, 미국 소비경기 회복 조짐 등을 고려할 때 기존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이 나타나도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비롯한 국내외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시장에 드러낸다 하더라도 거친 조정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며 "특히 이번 반등을 놓친 투자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지수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대기 매수세가 형성될 것으로 보여 지수의 부담 해소 국면은 양호한 모습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나 국내 증시에서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하는 기업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도 지수 조정이 거칠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지수 조정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자본시장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소식에 기존 주도주인 은행, 금융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기전자, 자동차 등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보다 낙폭도 커졌다. 소외업종이던 전기가스, 통신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순환매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개선을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IT 및 경기소비재, 금융보다는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이 낮은 소재 및 에너지, 산업재 등의 업종 주도주에 순환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가격 논리만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단기적인 투자자라면 지금과 같은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지수가 올라가는 와중에도 따라 오르지 못하는 종목이나 오히려 떨어졌던 종목들의 경우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는 법"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내 증시가 하락 사이클을 마무리한 이후 상승 사이클에서의 업종별 등락률을 보면 차별화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시의 반등이 있다. 공적자금 투입 이후인 1998년 10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2000년 초 1000선을 넘어서며 230%나 상승했다. 가장 많이 오른 IT 업종의 경우 360%나 올랐지만 가장 오르지 못한 기계 업종은 35% 상승에 불과했다.
2005년 이후 진행된 국내 증시의 재평가(re-rating)과정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2005년 1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코스피 지수가 120%를 넘는 상승세를 보이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오른 기계 업종의 경우 상승률이 480%에 달했다. 하지만 통신 업종의 경우 15% 상승에 그쳤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