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체 포르쉐의 최고경영자(CEO) 벤델린 비데킹(56)이 사임한다.

로이터,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포르쉐 이사진은 23일(현지시간) 독일 슈터가르트에서 열린 경영감독위원회에서 비데킹 CEO와 홀거 헤르터 최고재정책임자(CFO)가 곧 사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데킹 CEO의 사임 이유는 폭스바겐이 추진 중인 포르쉐의 인수를 더욱 원활히 진행하게 하기 위해서다. 비데킹은 포르쉐를 약 80억 유로에 인수하겠다는 폭스바겐의 제안에 강력히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판 브라첼 독일 자동차 연구소 소장도 “비데킹의 존재는 폭스바겐의 포르쉐 인수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컸다”면서 “인수 후에도 비데킹은 회사를 떠나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6년 취임한 비데킹은 포르쉐를 스포츠카 중심의 회사로 정비하며 파산위기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폭스바겐의 지분을 무리하게 매집해 온데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침체에 따른 신차 판매 감소가 겹치며 누적된 90억 유로(약 127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채무에 허덕여왔다.

포르쉐 측은 비데킹 CEO와 헤르터 CFO가 모두 포르쉐의 고문직에 남기로 동의했다고 전했다. 포르쉐의 신임 CEO로는 이사회 멤버이자 생산 책임자인 미하엘 마흐트가 바통을 넘겨받는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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