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전환형펀드들이 속속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있다.

전환형펀드는 주식형으로 운용하다 일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형으로 전환,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2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의 '동부델타-프리베주식혼합16호'는 지난해 7월 설정된 지 1년여 만인 지난 21일 연 7%로 잡았던 목표수익률을 달성, 주식을 모두 정리하고 채권 등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 펀드는 출범 이후 꾸준히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올려 설정 때(1579.72)보다 지수가 80포인트 이상 낮은 상황에서도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는 성과를 올렸다. 박희봉 동부자산운용 마케팅팀장은 "코스피200선물 매도로 원금 손실 위험을 줄이면서 지수가 오를 때는 주식편입 비중을 줄이고 내릴 때는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쌓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푸르덴셜타겟12주식혼합1' '현대와이즈하이비젼주식1(C)' 'KB목표전환혼합투자신탁A' 등도 지난 3~5월 목표수익률을 달성해 현재 채권형으로 운용 중이다.

지난 4월과 5월 설정된 KTB자산운용의 'KTB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과 'KTB목표배당형증권투자신탁 종류A'는 목표수익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펀드는 설정 후 수익률이 각각 7.23%, 6.00%로 높아져 8%와 7%인 목표수익률에 1%포인트 이내로 접근했다. 'KTB목표배당형증권투자신탁 종류A'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이 수익을 배당으로 돌려주고 원금만으로 재투자되는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 수준까지 올라오자 투자자들이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부담에 전환형펀드에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올 예상 코스피지수 최고치는 1600대여서 추가 상승 여력이 6~10%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목표수익률을 6개월마다 조금씩 높게 책정해 이를 달성하면 이익을 실현하는 펀드도 나오고 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국내 증시의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을 감안할 때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목표수익률을 조금 낮추고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전환형펀드를 대안으로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미 지수가 많이 올라온 상황에서 전환형펀드의 매력도 상반기에 비해서는 떨어져 목표수익률을 낮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다만 전환형펀드는 단기 전망을 바탕으로 한 상품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펀드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 팀장은 "전환형펀드는 특성상 주식시장이 예상을 뛰어넘어 상승할 경우 초과 수익을 기대하지 못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면서 "투자기간이 길거나 보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경기 반등이라는 중장기 방향성에 주목해 일반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