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은 이번 여름휴가 때 투자의 기본철학을 가다듬는 서적을 한두 권씩 챙겨볼 계획을 세워놓았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혼란스러운 증시에서 투자 결정의 기준을 정립하는 시간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유명한 펀드매니저인 켄 피셔의 저서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를 손에 잡았다.

켄 피셔는 성장주 투자의 선구자인 필립 피셔의 아들로 피셔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고 있다. 운용자금만 30조원대에 이르며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400대 부자 중 300위권에 올라 있는 거부이기도 하다. 문 센터장은 "이 책은 일반 투자자들이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것 중에 실제로는 진실이 아닌 것이 많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며 "시장을 이기기 위해서는 상식을 뒤집어 보고 대중들이 간과하는 사실을 먼저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우쳐준다"고 소개했다. 요즘처럼 혼돈스럽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올바른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접근법을 제시한다는 설명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추천한 '투자의 유혹'(장득수 저)은 현존하는 투자 대가들의 철학과 아이디어를 모아놓은 책이다. 네덜란드 튤립 투기에서부터 일본과 홍콩 한국 등의 거품경제를 분석해 투자자들이 어떤 오류에 빠졌는지 분석했다. 피터 린치,마크 모비우스,조지 소로스,워런 버핏 등 저명한 투자가들의 투자원칙과 철학도 소개하고 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케인스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토머스 우즈 주니어 저)를 추천했다. 구 센터장은 "경제불황에 대한 근원적 진단과 대안을 케인시안과 신자유주의 이론으로 분석해 현재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이 꼽은 '흔들리는 세계의 축'(파리드 자카리아 저)은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과 인도로 세계경제의 주도권이 이동 중인 현상을 분석했다.

현명한 투자 결정에 도움이 되는 사고를 기르는 책들도 여러 명이 관심서적으로 꼽았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로저 마틴 저)를 휴가지에서 읽기 좋은 책으로 소개했다. 양 센터장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최고 인기 논문을 책으로 엮어 세계적인 리더들의 사례를 분석해 통합적인 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인생을 바꾸는 게임의 법칙'(박찬희 · 한순구 공저)을 최근 구입했다. 오 파트장은 "어렵게 느껴지는 게임이론을 여러 사례를 들어 쉽고 재미있게 정리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며 "어렵고 낯선 문제에 부딪혔을 때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결론을 내는 요령을 배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강방천과 함께 하는 가치투자'(강방천 저),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드 그린'(토머스 프리드먼 저)을 각각 추천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스티븐 코비 저)을 휴가철에 읽기 좋은 행동지침서로 소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