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교육업계 1위인 메가스터디에 이어 2위 업체인 비타에듀에도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가 사전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3일 비타에듀가 2007년 4월부터 지난 14일까지 6차례에 걸쳐 인쇄소 2곳에서 문제를 미리 입수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비타에듀는 직원들을 시험 당일 시험지 인쇄소에 보내거나 퀵서비스를 통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입수했다. 지난 3월11일에는 경기도 평택의 모 사립고교 교사에게 직원을 보내 문제지를 가져오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비타에듀 관계자가 시험문제를 교사 책상에서 훔쳐 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공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은 인쇄,포장,배송이 한꺼번에 이뤄지지 않았고 시험지를 담은 봉투의 봉인 · 날인도 안되는 등 총체적 관리부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교육청은 봉투에 테이프만 붙였고,경기교육청은 봉투에 문제지를 그냥 담아 배송하는 등 최소한의 보안조치도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서울교육청이 인쇄를 맡기는 과정에서 인쇄 업무를 포장업체가 따내고 이를 다른 인쇄소에 하도급을 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문제 배포 과정의 이 같은 허점 때문에 관련자들에게 처벌 법규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비타에듀에 대한 문제 유출은 봉인이 없는 봉투에서 그냥 꺼낸 것이어서 '공무상 비밀표시 무효' 등 조항을 적용할 수 없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