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500대를 회복하면서 2007년 11월 지수 고점에 적립식투자를 시작한 경우라 하더라도 계좌 수익률이 플러스로 속속 전환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지수 1000선 붕괴라는 극도의 공포 상황에서도 적립을 중단하지 않고 꾸준하게 납입해온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반면 고대하던 원금 회복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인지 최근 들어 국내 주식펀드에서는 꾸준한 환매가 발생하고 있으며 적립식투자 현황에서도 적립식 계좌 수와 잔액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원금 회복과 함께 단기적으로 빠르게 반등한 지수에 대한 부담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2007년 이전 적립을 시작해 3년 이상의 적립이 지속된 경우라면 투자 성과의 변동성은 일시에 목돈을 투자한 거치식 투자와 유사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매달 추가적으로 적립하는 금액으로는 더 이상의 '물타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현재의 주가 수준이 부담스럽거나 단기 고점이라고 판단되면 적립기간이 종료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환매를 신청해 투자자금의 현금화 전략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이 경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같은 수시입출금 상품을 활용하면 단기적으론 큰 문제가 없겠지만 계속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절대 금리의 수준이 매우 낮고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한 의사결정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적립식펀드 환매 자금을 예금에 넣으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는 것조차 힘들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투자상품 비중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만 투자자의 기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1500선이라는 부담스런 지수를 감안하면 위험관리를 병행한 투자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적인 관점의 투자전략으로는 목돈으로 월별 또는 분기별로 이자가 지급되는 우량 회사채를 매수하고 여기서 나오는 이자로 적립식 투자를 하는 방법이 있겠다. 이는 예금에 비해 이자가 높은 회사채에 투자해 일정 수준의 수익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시장이 박스권의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일정 조건을 달성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펀드(ELF)도 효과적인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들 상품을 선택할 때는 제시 수익률뿐만 아니라 손실 가능성에 대한 검토도 해야 하며,요즘 문제가 됐던 개별종목보다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골라 안정성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좀 더 적극적인 투자전략으로는 투자비중이 낮은 유망 자산이나 국가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 때는 해당 자산가격의 상승 가능성뿐만 아니라 기존 포트폴리오와의 분산효과까지 고려한다면 투자위험을 축소할 수 있는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홍성용 sy916.hong@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