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씨(64 · 여)는 한 달 전 남편의 권유로 이화의료원 이대여성건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다가 유방 초음파검사를 통해 유방암으로 의심되는 혹을 발견하게 됐다. 당일 오후 센터 위층에 자리한 이대여성암전문병원에서 조직검사를 받으니 유방암으로 확인됐다. 수술에 필요한 심전도,흉부X레이,유방MRI(자기공명영상촬영),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검사 등을 마치고 나흘 만에 입원,다음 날 유방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대여성암전문병원은 첫 방문 후 1주일 내에 수술까지 끝내는 '원스톱 서비스'와 여성 암환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차별화된 진료환경으로 호평받고 있다. 먼저 진료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2시간 연장했다. 모든 진료 서비스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통합진료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환자들의 진료 대기시간도 10분 안팎으로 줄였다. 병원을 방문한 당일에 모든 진료와 검사를 마칠 수 있다. 여성건진센터에서 암으로 의심된 환자나 협력병원에서 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논스톱 서비스로 더 신속하게 검사 일정이 진행되는 대우를 받는다.

이를 위해 각 진료과 전문의와 전문간호사 22명이 유방암 · 갑상선암센터(대표 문병인)와 부인암센터(대표 김승철) 등 전문 암센터에서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여성암연구소와 여성건진센터를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여성암의 연구 · 진단 · 치료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여성을 배려한 조치도 돋보인다. 유방암 부인암 등의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 자주 발생하는 림프부종을 예방하기 위해 별도의 치료실을 마련했다. 여성암 환자의 식욕부진 · 구토 · 변비 · 설사 등을 고려한 '개인 대응식'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직검사 전에 유방암 여부를 진단해주는 '유방 감마스캔',전신마취나 입원할 필요 없이 자궁내막의 용종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유연형 자궁 내시경',초음파로 보이지 않는 유방내 미세 석회화 병변을 2차원 영상으로 재현해주는 '입체정위 유방촬영기',수술 없이 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괴사시키는 '광역학 치료기(PDT)' 등 최신 암 진단 · 치료기기를 갖추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여성암전문병원은 개원 후 넉달 동안 월 평균 외래환자 수가 3420명으로,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나 늘어나는 성적표를 받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