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고경주-고홍주 형제가 떴다. "

지난달 말 고경주(미국명 하워드 고 · 57) 미국 보건부 차관보와 고홍주(해럴드 고 · 54) 미 국무부 법률고문(차관보급) 형제가 미국 상원의 인준을 통과한 것을 계기로 워싱턴 정가에서 부상한 파워 엘리트 형제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한국계인 고씨 형제의 성공담을 집중 조명하면서 다른 파워 엘리트 형제들까지도 소개한 것.

이 신문은 "많은 사람들이 이민 2세인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형제의 성공담은 잘 알고 있지만 고 브러더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면서 "고씨 형제는 한국계 미국인이 이룬 가장 최근의 성공담"이라고 전했다. 두 형제의 부모는 고(故) 고광림 박사와 전혜성 박사(80)로 1960년대 군사쿠데타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고 박사는 예일대 법대에서 교수를 지냈으며 1989년 작고했다.

WSJ는 고씨 형제 부모의 교육열도 부각시켰다. 고 차관보의 말을 인용,부모님은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성적을 얻는 것과 별개로 그것들을 궁극적으로 남을 돕는 데 사용하지 않으면 중요치 않다"고 가르쳤다고 강조했다. 고 법률고문도 "솔직히 부모님처럼 엄격한 선생님을 만나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대계인 이매뉴얼 비서실장(50)의 형인 제키(52)는 오바마 행정부의 보건 전문가이며,동생인 아리(48)는 할리우드 연예계의 초대형 에이전트다. 민주당 의원으로 당내 서열 4위까지 올랐던 이매뉴얼은 미 하원 의장직을 희망하다가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으로 백악관에 입성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 의회에서는 현재 샌더 레빈 하원의원(78),칼 레빈 상원의원(75) 형제가 주목받고 있다. 샌더 레빈 의원은 1983년부터 하원의원 활동을 하고 있다. 2007년 이후 하원의 무역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어 앞으로 한 · 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처리하게 된다. 그는 2007년 3월 한 · 미FTA가 체결되기 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등과 함께 한국이 미국 자동차를 추가로 수입하는 물량만큼 한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관세를 면제해줘야 한다는 제안을 부시 정부에 낸 바 있다. 교수 출신인 칼 레빈은 임기가 6년인 상원의원직을 1984년부터 내리 다섯 번이나 이어오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