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가 9000선을 훌쩍 뛰어넘은 뉴욕 증시는 추가 상승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우선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S&P500 기업 가운데 2분기 실적을 발표한 158개사 중 75%가 예상치보다 많은 순이익을 냈다. 이 같은 기업 실적 호전으로 투자자들이 자신감을 찾아 장기적인 안목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여기에 주택 관련 지표에서도 밝은 신호가 나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6월 기존 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3.6% 증가한 489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4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주택 판매가 늘어난 것이다. 빙크 차다 도이체방크 수석 미국주식담당 전략가는 "경기 회복 국면의 주가 상승인 만큼 랠리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월9일 저점 이후 다우지수와 S&P지수는 각각 37%,43% 급등했다. 주가가 오르면서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로 높아졌다. 3개월 전 13.5배에서 급등한 수준이다. 역사적으로 뉴욕 증시의 평균 PER는 15배 정도다.

휴 존스 존슨일링턴어드바이저스 수석 투자분석가는 "단기로 보면 뉴욕 증시는 고평가 국면"이라며 "적정 가치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5~10%가량 조정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길게 보면 강세장 순환기의 4개월째라고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1890년 이후 평균 강세장 기간은 38개월이고 주가 상승률은 130%가량이었다.

이 밖에 기업들이 매출이 늘지 않는 가운데 인력 감축 등 비용 절감을 통해 순익을 내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S&P500 기업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감소했다. 실업률 상승과 소비 위축도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증시 추가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