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국내에서 판매된 자전거는 239만9000대였다. 이 가운데 국산 자전거는 겨우 2만여대에 불과했다. 거의 모든 자전거가 중국 대만 등에서 수입됐다. 자전거 업계 대표 기업인 삼천리자전거.이 회사는 1980년대 아시안게임,올림픽을 거치며 연간 10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기도 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산 자전거가 밀려 들어오고,외환위기 이후엔 부품업체들마저 줄도산하자 생산량을 줄여 나가기 시작했다.

이 회사 김환욱 팀장은 "2005년엔 충북 옥천공장 문을 닫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해외에서 생산해왔다"고 말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진중인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에 맞춰 삼천리자전거가 24일 경기도 의왕에서 생산공장을 짓기 위한 첫 삽을 떴다. 8000㎡의 부지에 총 400억원이 투입되는 의왕공장은 연간 10만대 생산규모로 건설된다.

내년 초 완공되면 5년 만에 국내에서 자전거 생산이 재개되는 셈이다.

아직 생산모델과 가격 등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중국산에 밀리는 중저가보다는 50만원 안팎의 중고가 제품과 전기모터를 장착한 첨단 하이브리드 자전거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부품(부가가치 기준)의 50%를 국내에서 조달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기업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는 자전거 조립업체의 국내 생산재개에 맞춰 포스코(프레임 소재) SPG(전기모터) 만도(부품) 삼성SDI(전기배터리) 등이 자전거 부품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지경부 주력산업정책관은 "2001년 118만대에 수준이었던 국내 자전거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져 2007년엔 240만대로 커진 반면 같은 기간에 국내 생산량은 62만대에서 2만대까지 추락했다"며 "기업들이 고급 자전거 생산기반을 확대해 내수는 물론 해외시장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