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농 · 산 · 어촌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된 충북 괴산고를 찾아 공교육 정상화 의지를 강하게 표시했다. 이 대통령의 교육현장 방문은 지난 2월 서울 덕성여중,이달 3일 마이스터고 지정 학교인 강원도 원주정보공업고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이 대통령은 괴산고에서 교사와 학생,학부모와 가진 간담회를 통해 "정부는 특정 도시에서 과외를 많이 받아 성적 좋은 학생들이 좋은 대학교에 가는 시대를 끝내려고 한다"며 "논술도 없고 시험도 없이 100% 면담만으로 대학을 가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입학사정관제를 하면 주요 대학에서 논술,입시보다는 면담으로 학생들을 선발한다"며 "농촌에서 고등학교를 나와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입학사정관제 면담에서) 주요 항목이 학원 다니며 과외를 했느냐 여부인데,대학의 입시를 평가하는 분(입학사정관)이 고등학교에 와서 상의하게 되면 과외와 사교육을 받은 학생은 더 불리해진다"고 말했다. 내년 입학생의 10~20%를 차지하게 될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전면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대입 제도의 큰 변화를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과외를 안 받고 창의력이 있는 사람이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농촌에서 인재를 찾아 내고 키워야 한다"며 "농촌 학생들이 과외하고 좋은 성적으로 대학에 온 학생과 비교해 봤을 때 1,2학년 때는 차이가 나지만 3,4학년이 되면 다 따라간다"고 밝혔다. 한 교사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의 지역 공개는 농 · 어촌 학교에 좌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기숙형 고교 기숙사비(월 25만~30만원) 부담을 크게 덜어 주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배석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