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환매를 하더라도 나눠서 해 추가상승의 이익을 누릴 것을 조언하고 있다. 펀드 환매는 이익이나 손실 여부가 아닌 장단기 자금운용계획과 투자자산의 향후 전망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ETF 제외)는 지난 23일까지 6일 연속 순유출돼 이달 들어 620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같은 유출액은 월간 기준으로 2년3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이처럼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이 만만찮은 상황이지만 국내 주요 5개 증권사 펀드리서치팀장들은 단계적인 환매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자신의 장단기 자금운용 계획과 투자자산의 전망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투자기간이 단기이거나 투자한 자산의 전망이 불안한 경우에만 환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 센터장도 "10~20% 손실을 보고 있는 거치식 투자자들도 1600선 이상에서 환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며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우리투자증권 재무컨설팅부장은 "오랫동안 원금 손실 부담을 느낀 투자자라면 일부 환매하는 게 나쁜 선택은 아니지만 한꺼번에 환매하는 것보다 주가상승시마다 분할 환매해 추가상승시 이익을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투자의 기본인 분할 매수,분할 매도 전략을 펀드에도 그대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전문가는 당장 마땅한 대체 투자처를 갖고 있지 않은 장기투자자라면 '코스트애버리징'(평균매입단가하락) 효과가 높은 적립식펀드에 꾸준히 투자하고 펀드의 스타일(성격) 분산을 통해 위험을 관리할 것을 권했다. 이재경 삼성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장기투자자라면 환매보다는 성과가 부진한 펀드를 교체하거나 유망지역으로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추가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라는 지적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단기 전략에 대해 "1600선에 근접하면 주식형펀드 보유비중을 줄이거나 안정형펀드로 교체하는 전략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수익추구형이나 시스템펀드,배당 및 가치형펀드 등이 대안으로 꼽혔다.

유망펀드로는 국내에서는 삼성그룹주펀드 신영마라톤,해외에서는 푸르덴셜중국본토증권을 포함한 중국 펀드들이 주로 추천됐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