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과의 양자 대화를 재개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신선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는 지난 24일 "우리는 대화에 반대하지 않고, 공동의 관심사에 관한 어떤 교섭에도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6자 회담은 영원히 끝났다"며 "우리는 6자 회담에 절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 대사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따라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에 대해 "오직 북한을 적대시할 의도로 채택된 부당한 조치"라면서 "이런 종류의 결의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 북한이 계속 유엔 회원국으로 남을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자국의 2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유엔 결의에 항의하기 위해 유엔에서 탈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CBS방송 등도 25일 북한이 미 정부에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전달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국의 대화 제안을 거부한 북한의 진정성 여부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북한의 의도를 세 가지 정도로 분석했다. 우선 북한의 전통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마저 국제사회의 강경한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국면을 타개하려는 시도다.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며 국제사회의 압박을 완화시켜 보자는 의도가 깔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기를 최고조로 높였다가 대화 국면으로 방향을 트는 게 북한의 상투적인 전략이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김정운으로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통해 체제단속 등의 내부적 목적을 달성했다는 과시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근 한국과 미국이 북 · 미 관계 정상화,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너지 · 경제 지원 등을 담은 포괄적 패키지를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진의를 떠보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