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업계의 디자인 경쟁이 뜨겁다.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블랙&화이트' 색상의 제품부터 화려함을 강조한 '멀티 컬러' 제품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디자인을 차별화한 휴대폰들이 유행이 되는가 하면 중후한 멋을 풍기는 골드,실버 색상 제품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휴대폰이 사용자의 개성을 나타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제품을 구매할 때 디자인이나 색깔 등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제조사들도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하다 보니 단순한 색상의 제품부터 화려한 컬러를 강조한 제품까지 다양한 휴대폰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화이트'로 미니멀리즘 강조

지난달 LG전자에서 내놓은 LG텔레콤 전용 휴대폰 '블랙&화이트 셀렉션'(LV7400)은 폴더형 휴대폰으로 세련된 느낌을 살렸다. 마치 정장을 차려 입은 비즈니스맨과 같이 외부를 검은색로 처리했으며 폴더 내부는 화이트 색상으로 깔끔한 느낌을 줬다. 액정표시장치(LCD) 화면 주변에는 군청색으로 다소 남성적인 분위기를 살렸고,측면에는 골드 색상의 라인이 있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디자인에 포인트를 줬다.

회사 관계자는 "휴대폰 외부를 마치 살갗을 만지듯 부드러운 느낌의 소재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블랙&화이트 셀렉션의 또 다른 강점은 LG텔레콤용 휴대폰 가운데 처음으로 '글로벌 로밍'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 세계 210여개의 나라에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정관리 프로그램인 '프랭클린 플래너'를 탑재한 것도 특징이다.

LG전자가 명품 휴대폰 시장을 겨냥해 최근 내놓은 프라다폰 두 번째 모델도 검정색으로 고급스러움을 살린 제품이다. 3인치 터치스크린 화면에 PC 키보드와 배열이 같은 쿼티(QWERTY) 키패드를 장착,문서 작성이나 인터넷 사용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프라다폰2와 연동되는 손목시계형 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 액세서리인 '프라다 링크'로는 발신자 정보 표시,문자 메시지 확인,통화 거절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팬택계열은 이달 중순 화이트 색상으로 차별화한 터치스크린 휴대폰 '큐브릭'을 내놨다. SK텔레콤 전용 제품인 큐브릭은 3차원(3D) 사용자 환경(UI) 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조도 센서가 장착돼 있어 주변 밝기에 따라 자동으로 LCD 조명을 조절해 배터리 전력 소모도 줄여준다.

◆화려한 컬러로 젊은 세대 공략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내놓은 햅틱팝은 화려한 컬러로 무장한 제품이다. 취향에 따라 총 11가지의 배터리 커버를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올 상반기 많은 화제를 모았던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주인공들이 들고 나오며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현중 김범 김준 등을 내세운 TV 광고는 '검지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는 등 젊은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햅틱팝은 위급한 상황에서 경보음을 울리는 사이렌 기능과 마치 전화가 온 것처럼 벨이 울리게 하는 셀프 통화 기능도 갖췄다. 총 12가지의 대기화면 이미지와 사용자의 바이오 리듬을 알려 주는 아이콘인 '햅틱콘' 등은 귀엽고 깜찍한 느낌을 살렸다. 3.2인치의 화면을 통해 동영상과 지상파DMB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으며,3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LG전자의 폴더형 휴대폰 '롤리팝' 역시 젊은 세대를 겨냥해 화려함을 강조한 휴대폰이다. 1723세대(17~23세)를 타깃으로 내놓은 이 제품은 청소년층이 휴대폰 구매 시 디자인을 가장 중시하는 것을 고려해 아쿠아 블루(파랑),큐티 핑크(분홍),보이시 티탄(진회색) 등 감각적인 색상을 입혔다. 출시 전부터 인기가수 그룹인 '빅뱅'과 '2NE1' 등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톤 컬러의 중후함과 LED로 포인트

모토로라의 3세대(G) 휴대폰 '레이저 룩'은 투톤 컬러(두 가지 색상)를 강조한 제품이다. 올초 첫 제품이 나올 때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골드와 화이트 색상을 적절히 섞어 깔끔함과 함께 중후함을 살렸다. 외부에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펄 화이트' 컬러를 적용해 첨단 기술과 최신 제품의 이미지를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키패드 전체에 도금된 18K 골드는 부분적으로 광택을 달리해 변화도 줬다.

최근에는 검정과 골드 색상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한 레이저 룩 '블랙&골드' 제품도 내놓은 데 이어 화려함을 강조한 '핫 핑크' 모델도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나온 모토로라 레이저 룩이 화이트,블랙 등 단순한 색상 위주였다면 핫 핑크 제품은 감각적인 느낌을 준다"며 "핑크색의 본체에 세밀한 격자무늬를 새겨 휴대폰 앞면이 빛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홀로그램과 같이 반짝거린다"고 설명했다.

LED로 포인트를 주는 제품도 늘고 있다. KT텍은 키패드에 LED 조명을 장착한 '오디션폰'을 최근 내놨다. 오디션이란 애칭은 LED의 반짝거리는 애니메이션 효과가 마치 무대 위의 조명을 연상시킨다는 점에 착안해 붙였다. 폴더를 열거나 전원을 켤때 16가지의 화려한 조명을 구현할 수 있고 키패드의 내비게이션 버튼에도 8가지 색상을 적용할 수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