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추억의 TV만화 '가제트 형사'.의협심은 강하지만 상황 판단을 제대로 못해 사고만 치던 가제트가 온라인에서 다시 부활했다. 가제트(Gadget) 형사 얘기가 아니다. 바로 가젯(Gadget)이다. 온몸이 잡동사니 공구와 가젯(작은 공구)으로 가득했던 가제트 형사의 손에서는 레이저나 전등이 나오고 머리에서는 헬리콥터 날개가 나와 날아다니던 것처럼 인터넷을 쉽고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구인 가젯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가젯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바탕화면 한 쪽에 놓는 '도구' 또는 '작은 프로그램'이다. 위젯으로도 불린다.

◆영어공부 · 체조 · 취업정보까지


올초 가젯 제작 서비스 '가젯마법사'를 선보인 인사이트미디어의 경우 가젯 다운로드가 매달 30~50%씩 빠르게 늘고 있다. 구글 다음 파란 등 포털 사이트에서도 캘린더,웹검색,사전,번역 등 업무 도우미 역할을 하는 가젯에서부터 체조,게임,음악정보 등 개인 취미생활을 위한 가젯 등 각양각색의 가젯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원하는 콘텐츠만 골라 페이지를 꾸미는 자신만의 인터넷 첫페이지인 아이구글(iGoogle)에 지메일,문서도구,캘린더 등의 가젯을 제공하고 있다. 아이구글 가젯을 추가해 사용하면 이메일,최근 문서,캘린더 일정 등을 한꺼번에 첫 페이지에서 미리 볼 수 있어 편리하다.

가젯의 종류는 다양하다. 날씨 뉴스 등은 물론 영어공부 체조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다. 구글에는 영어 실력을 쌓는 데 도움을 주는 영어뉴스 듣기평가 가젯 'Listen and Write',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보여주는 '이미지 슬라이드 쇼',최근 앨범리뷰를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는 '뮤직토크',각 쇼핑몰의 오늘의 상품을 보여주는 '지름도우미' 등 재미있고 유용한 가젯이 많다.

다음의 위젯뱅크도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다. 160여개 가젯이 등록돼 있다. 오랜 시간 컴퓨터 작업 등으로 찌뿌둥할 때 몸도 풀고 기분도 풀어 주는 '오즈(OZ) 체조',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에게 책을 선물하는 '오늘의 공짜 도서',택배물 배송 정보를 알려 주는 '택배 추적' 등이 있다. 동그란 날씨 아이콘으로 각 지역의 날씨와 온도를 알려 주는 '동글이 날씨 위젯',시계 외곽의 테두리가 초 · 분 · 시간의 흐름을 알려 주는 독특한 디자인의 '라운드 시계 위젯',중요한 날을 설정할 수 있는 'D-day 위젯' 등도 인기가 많다.

파란닷컴도 톡톡 튀는 유용한 위젯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방문자 위치보기 위젯'은 블로그 방문자의 접속 지역을 알려 준다. 해당 지역의 날씨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방문자 통계 페이지로 가면 시간,일간,주간,월간 단위로 블로그에 접속한 방문자의 수와 접속 지역을 그래프로 볼 수 있어 블로그 운영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취업정보 위젯'도 제공한다.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의 홈페이지를 방문하지 않아도 이 사이트에 올라 있는 취업이나 아르바이트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기업 마케팅 · 사회 공헌에도 활용


위젯은 기업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체조 동작을 보여 주는 '오즈 체조 위젯'은 LG텔레콤의 오즈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날씨 정보와 시간 등 기본적인 정보를 알려 주는 '하우젠 김연아 위젯'은 피겨 선수 김연아의 인기 덕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위젯이다.

사회공헌 용도의 위젯도 있다. '유니세프 희망쇼핑'이 그것이다.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달 수 있는데 이 위젯을 클릭해 옥션 지마켓 11번가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면 구매액의 일정액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기부된다. 누구나 쉽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위젯인 셈이다. 기부 금액은 소득 공제까지 받을 수 있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이사는 "회사 업무나 학습 효율을 높이려는 직장인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위젯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