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리걸 트랩'비상] (2) 자동차도 폭풍전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② 걸면 걸린다
도요타, 하이브리드카 관련 특허 2092건…언제든 공세나설 채비
도요타, 하이브리드카 관련 특허 2092건…언제든 공세나설 채비
자동차업계가 특허 분쟁과 관련,폭풍전야의 상황에 몰려 있다. 자동차의 동력원이 화석 연료에서 전기,수소 등 대체 에너지로 바뀌면서 글로벌 메이커들이 특허 선점을 위해 맹렬히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린카 분야 선두 업체인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2092건의 특허를 내고 언제든 공세에 나설 태세다.
전문가들은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이 도요타의 특허 공세를 피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개발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그린카'산업은 일본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도요타를 피하라
도요타는 지난 5월 일본에서 출시한 신형 하이브리드카 3세대 프리우스를 개발하면서 1261건의 특허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출원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관련한 특허는 561개다.
도요타는 1997년 10월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하이브리드카(1세대 프리우스)를 선보인 이래 특허 확보에 열을 올려 왔다. 이때 출원한 특허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포함해 301개다. 2003년 9월 2세대 모델의 경우 530개 특허를 냈다. 새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두 배 가까이 특허 출원이 늘어난 셈이다. 오쓰카 아키히코 프리우스 담당 수석 엔지니어(CE)는 지난달 3세대 프리우스 시승 행사에서 "앞으로 지식재산권 행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의 핵심"이라며 "후발 업체들이 도요타 특허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하이브리드카를 대량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도요타와 혼다뿐이다. 도요타의 특허 공세를 피해 다른 방식의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한 혼다의 경우 1000개가량의 특허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달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인 현대 · 기아차로선 일본 업체의 특허를 피하는 일이 발등의 불이 됐다는 얘기다. 이미 GM,포드,닛산 등은 로열티를 내고 도요타 방식을 일부 채용하기도 했다.
◆현대차 "독자 기술로 승부"
이현순 현대 · 기아차그룹 부회장은 "제3의 독자 기술 개발이 완료 단계"라며 특허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임을 장담했다. 박심수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도요타 방식은 뛰어난 연비 효율에도 불구하고 2개의 모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차 경량화에도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는 모터 1개만으로도 도요타에 버금가는 연비와 동력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특허 분쟁이 완성차 업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2000년 들어 도요타의 바뀐 전략 중 하나가 계열 부품업체인 덴소 중심으로 미국에 특허 신청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 · 기아차가 배터리,인버터,모터 등 그린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열악한 국내 부품산업을 감안하면 나머지 수백개의 부품에선 일본에 종속될 우려가 높다는 설명이다. 지식경제부가 27일 '그린카 부품산업 기술혁신을 위한 산 · 관 · 연 합동 MOU(양해각서)'를 맺은 것도 이 같은 위기감에서다.
업계 전문가는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은 아직 그린카시장이 초보단계이기 때문에 현재까진 특허 공세를 자제하고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지면 그때부터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전문가들은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이 도요타의 특허 공세를 피할 수 있는 독자 기술을 개발하지 못할 경우 한국의 '그린카'산업은 일본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도요타를 피하라
도요타는 지난 5월 일본에서 출시한 신형 하이브리드카 3세대 프리우스를 개발하면서 1261건의 특허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출원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관련한 특허는 561개다.
도요타는 1997년 10월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하이브리드카(1세대 프리우스)를 선보인 이래 특허 확보에 열을 올려 왔다. 이때 출원한 특허는 하이브리드 기술을 포함해 301개다. 2003년 9월 2세대 모델의 경우 530개 특허를 냈다. 새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두 배 가까이 특허 출원이 늘어난 셈이다. 오쓰카 아키히코 프리우스 담당 수석 엔지니어(CE)는 지난달 3세대 프리우스 시승 행사에서 "앞으로 지식재산권 행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의 핵심"이라며 "후발 업체들이 도요타 특허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하이브리드카를 대량 생산하고 있는 기업은 도요타와 혼다뿐이다. 도요타의 특허 공세를 피해 다른 방식의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한 혼다의 경우 1000개가량의 특허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달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를 선보인 현대 · 기아차로선 일본 업체의 특허를 피하는 일이 발등의 불이 됐다는 얘기다. 이미 GM,포드,닛산 등은 로열티를 내고 도요타 방식을 일부 채용하기도 했다.
◆현대차 "독자 기술로 승부"
이현순 현대 · 기아차그룹 부회장은 "제3의 독자 기술 개발이 완료 단계"라며 특허분쟁에 휘말리지 않을 것임을 장담했다. 박심수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도요타 방식은 뛰어난 연비 효율에도 불구하고 2개의 모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차 경량화에도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는 모터 1개만으로도 도요타에 버금가는 연비와 동력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특허 분쟁이 완성차 업체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2000년 들어 도요타의 바뀐 전략 중 하나가 계열 부품업체인 덴소 중심으로 미국에 특허 신청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 · 기아차가 배터리,인버터,모터 등 그린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열악한 국내 부품산업을 감안하면 나머지 수백개의 부품에선 일본에 종속될 우려가 높다는 설명이다. 지식경제부가 27일 '그린카 부품산업 기술혁신을 위한 산 · 관 · 연 합동 MOU(양해각서)'를 맺은 것도 이 같은 위기감에서다.
업계 전문가는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은 아직 그린카시장이 초보단계이기 때문에 현재까진 특허 공세를 자제하고 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시장이 어느 정도 커지면 그때부터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