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 8개월만에 인상
지난달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은행 수신금리가 대폭 높아졌다. 은행들은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큰 폭으로 올렸다.

한국은행은 27일 은행들이 지난달 새로 받은 저축성수신의 평균금리가 연 2.96%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연 2.84%와 비교해 0.1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은행들이 신규 수신에 대해 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지난 5월까지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계속해서 내렸다.

한은은 지난달 은행채 금리가 연 3.15%에서 연 3.80%로 0.65%포인트나 뛴 것이 평균 수신금리를 밀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은행채 금리가 이처럼 큰 폭으로 뛴 것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경기 하강세가 끝났다"고 발언한 직후부터였다. 여기에 증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기능을 강화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은행 수신금리 인상의 배경이 됐다. 지난달 신규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연 2.79%에서 연 2.88%로 0.09%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금리도 올렸다. 지난달 새로 한 대출의 평균금리는 연 5.47%로 전달에 비해 0.05%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은 특히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크게 올렸다. 중기 대출 금리는 평균 연 5.56%로 전달에 비해 0.16%포인트 높아졌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상승하지 않아 이에 연동된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는 데다 4월부터 보증기관의 중기 보증이 줄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중기대출 금리가 대기업 대출 금리에 비해 다시 높아졌다. 지난달 대기업 신규대출 평균 금리는 연 5.43%였다. 작년 말까지는 중기 대출 금리가 대기업 대출 금리에 비해 높았으나 올 들어선 비정상적으로 중기 대출 금리가 낮았다.

한편 잔액 기준 은행의 예대마진(총대출금리-총수신금리)은 1.89%포인트로 전달보다 0.11%포인트 확대됐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