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이날 "신한은행이 자본금 200억엔을 단독 출자한 현지법인 SBJ은행(Shinhan Bank Japan)이 일본 금융청으로부터 본면허를 받았다"며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기존 일본 내 3개 점포를 자(子)지점으로 편입한 후 신규 영업점 개설 등을 통해 현지 영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BJ은행은 60만명이 넘는 재일동포뿐만 아니라 일본인도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초대 은행장에 일본인인 미야무라 사토루(62 · 사진)를 영입했다. 미야무라 행장은 일본 도쿄대와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일본 정통 재무 관료 출신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참사관,세계은행 일본대표이사,NTT 재무담당 이사를 지내는 등 일본 금융계,관계,정계 등에 폭넓은 경험과 인맥을 갖췄다고 신한은행 측은 평가했다.
SBJ은행은 현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당분간 고금리를 통한 고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현지은행들의 예금금리는 연 0.2~0.3%로 사실상 제로금리에 가깝다. 이를 0.5%까지만 올려도 상당한 고객 유치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신한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영업점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외국 은행들은 일본 내에 지점을 개설하려면 당국으로부터 1년여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현지 은행은 신고만 하면 된다. 또 우편으로 예금에 가입할 수 있는 '메일 오더' 등 현지 은행만 취급할 수 있는 다양한 예금상품을 통해 저변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최일권 신한은행 글로벌사업본부 부부장은 "현지 은행 고객들은 1인당 1000만엔의 원금보장제도(한국의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신한은행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SBJ은행은 예금 유치를 통해 현재 130%인 예대비율을 100% 밑으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앞으로는 자금을 100% 현지에서 조달해 운용하겠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대부분 서울 본점에서 차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를 통해 재일동포와 현지 기업에 대한 자금 공여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27년 전인 1982년 재일동포들이 100% 출자해 한국에 설립한 신한은행이 일본 현지법인 설립 허가를 받음으로써 재일동포들의 숙원이 현실화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SBJ은행은 철저한 내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영업 기반을 확대해 일본 내 금융회사로서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동시에 일본시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도쿄=차병석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