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텔 손잡고 인텔·퀄컴 독주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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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R&D 협력
지식경제부가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동부하이텍 등 전자업계 대표기업들과 함께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선 것은 한국 전자 산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다. 한국은 완제품 TV와 휴대폰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핵심 부품인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분야 세계 시장 점유율은 2.5%에 불과하다.
지경부 관계자는 "삼성전자,LG전자 등국내 업체들이 시스템 반도체와 관련된 기술이 부족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인텔,퀄컴 등에 내주고 있다"며 "이 같은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는 R&D(연구 · 개발) 사업을 벌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스템 반도체 강국으로
지경부가 27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산업 상생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공개한 프로젝트는 모두 7가지다. LG전자,엠텍비젼,실리콘웍스,동부하이텍 등이 각각 디지털 TV용 반도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 4건을 맡았다. 스마트폰용 반도체 개발에는 SK텔레콤,실리콘마이터스,지씨티리서치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은 195억원이며 민간에서 215억원을 '매칭 펀드' 형태로 출자한다.
SK텔레콤이 카이로넷과 공동 개발하는 무선 데이터 수신용 통합칩은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함께 만드는 디지털 TV용 방송수신 칩과 함께 이번 사업의 최대어로 꼽힌다. 무선랜과 GPS용 칩을 하나로 합한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칩 개발에 성공하면 연간 8000억원가량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 필요없는 '블루오션'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가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대규모 투자가 필요없다. 80여개 이상의 다양한 응용 분야로 나눠져 있으며 다품종 소량 생산이 이뤄진다. 진입장벽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높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 시장은 인텔과 AMD가 90% 이상,휴대폰의 핵심 칩인 모뎀칩은 퀄컴과 TI가 60% 이상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반도체는 정보처리,압축,전송 등 모든 기술이 집약된 전자산업의 꽃"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내 기업들이 힘을 합쳐 시스템 반도체 시장 빅뱅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임채민 지경부 차관,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사장,백우현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오세현 SK 텔레콤 C&I Biz 사장,장기제 동부하이텍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