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1520선 초반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28일 개장 15분만에 1000억원을 넘은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며 10일간 지속됐던 코스피 지수의 상승 행진이 멈칫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0일째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지수가 낙폭을 키우지 않고 반등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개인과 프로그램이 527억원, 1423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외국인이 1571억원의 '나홀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11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1400선의 박스권에서 정체됐던 코스피 지수를 1500까지 끌어올리는 주도적인 세력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외국인의 매수가 증시의 추가 상승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지속 여부에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과거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가 증가할 때 1년 이상 지속된 점이나 한국이 세계 각국에 비해 빠른 경기회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순매수는 유지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로 달러 캐리성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그동안 과도했던 한국 주식 편입의 축소와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을 감안할 때 외국인의 수급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와 외국인 보유비중이 작년 9월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이를 넘어서는 본격적인 회복 과정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지분이 빠르게 늘고 있는 IT(정보기술)와 자동차, 금융 등 대표주는 물론이고, 회복과정이 더디게 진행된 일부 종목에도 외국인의 순매수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곽 연구원은 추측했다.

곽 연구원은 외국인이 살만한 종목으로 SK에너지, 하이트맥주, 효성, LG디스플레이, 글로비스, KT, 현대해상, 대우인터내셔널, 제일모직, 우리금융, KCC, 동부화재, LG데이콤, 강원랜드, 우리투자증권, 삼성중공업, 삼성증권, 기아자동차, 한국타이어, KB금융을 꼽았다.

대신증권은 외국인이 매수가 집중되고 있는데다 기관의 매수까지 예상되는 IT주가 유망하다고 봤다.

박중섭 연구원은 "외국인이 IT주를 매수하는데는 실적에 대한 기대와 하반기 경기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 때문"이라며 "기관의 매수세까지 겹쳐 IT업종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