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8일 장중 70만2000원에 이르러 전날 기록한 52주 신고가 70만원을 갈아치웠다. 지난 해 10월27일 장중 저점인 40만3000원과 비교해 74%가량 뛴 것이다. 과연 삼성전자 주가는 얼마까지 갈 수 있을까?

◆ 삼성전자 평균 목표가…'80만9385원'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80만9385원이다. 증권사마다 목표주가 설정 기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목표주가 평균치까지는 약 15%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 중 가장 높은 가격은 87만9000원(한국투자증권)이며, 낮은 가격은 75만원(미래에셋증권)이다.

지난 27일 열린 2009 한경 슈퍼개미 초청 강연회에서 가치투자자의 귀재로 알려진 김정환 밸류25 대표는 삼성전자가 앞으로 1년 안에 100만원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장열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007년과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이 유사하다는 점에 비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을 적용했을 때 내년 연말께 87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만일 그 이상 오르기 위해서는 예상치 이상의 실적이 나와야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글로벌 경기가 호황이 아닌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코스피지수가 1000포인트를 밑돌던 2004년에도 삼성전자가 60만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100만원도 무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IT업체들의 주가가 함께 호조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77만원에서 8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주가가 올해 안에 77만원까지 기록한 후, 내년에는 88만∼89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주가는 고공행진…실적 전망은?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3분기에 큰 폭으로 개선된 후 4분기에는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 22조5033억원, 영업이익 2조622억원, 순이익 2조6010억원이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을 이끌었지만, 상반기에 휴대폰과 LCD TV 등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하반기에는 이익 규모가 커질 뿐만 아니라 반도체, LCD 패널, 휴대폰, LCD TV 등의 네 부문이 조화되는 이익 구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지금 현 시점에서 내년 영업이익을 11조466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원·환율 변동에 따라 좀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 지수·기관 부담…외국인에 기대

다만 종목은 시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근 지수 급등세는 앞으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점에서 전체 코스피지수의 상승 여력은 '조금 더 남았다' 정도의 수준"이라며 "앞으로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증시의 힘보다는 삼성전자의 종목 자체가 갖고 있는 상승력이 독자적으로 발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주식형 펀드 내 삼성전자의 비중이 거의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추정돼 기관 매수세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공모 주식형 펀드의 경우 펀드 주식 총액 가운데 삼성전자의 최대 편입 비중이 11.68%인데,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공모 주식형 펀드 내 삼성전자의 평균 편입비율이 지난 16일 기준으로 11.36%에 달했다"며 "IT(정보기술) 강세를 예상하고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편입시키고 싶어도 더 이상의 편입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남아있다.

박중섭 애널리스트는 "IT 업종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순매수를 통해 앞서서 당기고, 기관 투자자들이 다른 IT 종목에 대한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뒤를 미는 형국이 전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 비중이 현재 47%가량인데, 이는 2007년 말 수준으로, 당시 삼성전자의 PER이 10배수준이었다"면서 "20011년 실적 기준 PER이 10배가 되기 위해 주가가 75만원 정도까지 올라야 한다는 점에서 외국인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전자 주가가 쉽게 내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한민수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