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 자금으로 고수익 외화에 투자하는 거래)를 주도해온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외환투자를 하는 일본 주부들을 통칭)들이 최근 엔캐리 거래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도쿄외환시장위원회에 따르면 올 4월 도쿄시장에서 외환거래액은 하루 평균 2542억달러로 전년 같은 달보다 16% 줄었다. 도쿄시장 외환거래액이 감소하기는 2006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이 조사는 일본은행이 매년 4월 국내외 21개 금융회사로부터 정보를 수집해 이뤄진다.

도쿄시장에서 외환거래가 감소한 것은 세계 경기 후퇴로 무역이 위축된 데다 일본과 외국 간 금리차도 줄어 엔캐리 트레이드의 투자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화별로는 엔화에 대한 달러 거래가 2.9% 줄었고,유로화 거래는 4% 감소했다. 달러와 유로화 이외의 통화 거래는 무려 39.6%나 급감했다. 와타나베 부인들이 엔캐리 트레이드의 주요 대상이었던 고금리의 호주 달러와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를 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거래액 중 금융회사 간 거래는 13.6% 줄어든 2057억달러,개인 고객 거래는 24.7% 감소한 485억달러에 달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달러 수요가 많았으나 최근엔 금융회사들이 여유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는 거래가 늘고 있다고 도쿄외환시장위원회는 설명했다. 위원회는 "올 4월 이후 7월까지는 무역이 증가세를 보여 외환거래 감소세도 다소 완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