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싱가포르의 투자자들도 한국 IT(정보기술)와 자동차의 글로벌 경쟁력과 향후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8일 "지난주 홍콩과 싱가포르의 기관투자가 35곳을 방문해보니 한국의 대표 수출주에 대해 긍정적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면서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의 경쟁력 강화를 모두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이 2000년대 중반 너무 부주의하게 투자한 뒤 엔화 가치 상승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데 따른 수혜를 한국의 IT와 자동차가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현지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국 경제가 수출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기변동에 휘둘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이 때문에 일부 헤지펀드들은 한국 주식에 대해 단기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기관들은 중국 정부가 과도한 경기부양으로 공급이 남아돌더라도 수요를 끌어올려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돈을 계속해서 풀 것이란 예상으로 당분간 중국시장이 유망할 것이란 의견을 많이 제시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대표적 신중론자로 통하는 김 센터장은 국내 증시에 대해선 주가순자산비율(PBR) 1.3배를 적용한 코스피지수 1540선이 현재로선 상한선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시적으로 지수가 1540선을 뚫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상승세가 더 이어지기보다는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는 '물을 안 마셔서 살을 뺀 것'처럼 일회성 원가절감에 따른 효과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하반기엔 높아진 기대에 비해 실적이 부진하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투자자들에겐 효성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 대한항공 LG화학 등을 추천했다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