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5개월 연속 개선되며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하루 전 발표된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2분기 성장률 역시 5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기업실적도 호조세다. 부동산은 투기를 걱정할 정도이고 주가는 경제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해외에서조차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할 정도다.

물론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징조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거듭 지적해 온 것처럼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잘 알려진 대로 최근 경제지표 개선은 정부의 재정투입과 금리인하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덕분이나 하반기에는 이런 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정부는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대에 그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고용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줄어들던 취업자 수는 지난달 4000명 늘었지만 이는 희망근로로 인한 '반짝' 효과로 이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25만명가량 감소한 것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 경제가 자칫하면 '고용 없는 회복'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정부는 이미 다양한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추가로 고용을 창출(創出)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특히 부동산 증시 등으로 몰리는 시중자금을 효과적으로 기업투자와 일자리 증대로 유도하는 방안이 없을지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기업 역시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하되 고용을 유지하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