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은 최근 실적이 급속하게 좋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 각각 2조5200억원과 1조1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표적이다. 이들 회사는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보수적인 내용의 하반기 경영전략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예산 축소 기조를 2010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진들이 이용하는 전용기를 매각하고 스포츠마케팅 예산도 30%가량 줄일 계획이다. LG전자도 해외 공장 생산라인 재배치와 아웃소싱 확대 등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갈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이 사방에 널려 있다"며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지고 환율 효과도 사라지는 상황을 가정해 경영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폐차 보조금제'와 같은 소비 진작책의 '약발'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조선업계도 수주 가뭄으로 애를 태우고 있다. 향후 2~3년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지속적인 매출이 일어나고 있지만 신규 수주는 사실상 끊겼다는 설명이다.

송형석/박동휘/장창민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