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협력업체들이 이달 말까지 공장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파산 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혀 쌍용차 사태가 최대 고비를 맞았다.

쌍용차 관련 600여개 부품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협동회 대표들은 28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이유일,박영태 법정관리인을 만나 이번 주까지 정상 조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 달 3일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에 조기파산을 신청하겠다고 최후 통첩했다.

협동회는 29일 평택시 송탄공단에서 변호인과 함께 대책회의를 열고 파산신청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협동회는 지난 13일 임시총회를 열어 이달 말까지 생산이 재개되지 않으면 조기파산 신청을 하겠다고 결의했다.

그동안 회사 살리기에 동참했던 협력업체들이 조기파산 신청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파업 연장으로 회사의 손실액이 늘어 회생가치가 하락하면 자칫 자산을 팔아 거둘 수 있는 채권이 모두 날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파업 전인 5월6일 쌍용차의 계속기업가치가 1조3276억원으로 청산가치 9386억원보다 3890억원 많았으나 파업 손실로 계속기업가치가 상당부분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전체의 절반인 300여개 업체의 손해액이 890억원에 달해 전체 손해액을 집계할 경우 1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사측은 28일 노조의 점거파업이 68일 동안 계속되면서 1만3225대의 차량 생산 차질을 빚어 2846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법정관리 신청 이후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1,2차 협력업체의 올 상반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308억원 감소했고 전 직원의 20.7%인 339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또 13개 업체가 부도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10개 업체가 폐업을 했다. 절반 이상의 업체가 휴업이나 순환휴직제를 실시하고 있다.

협동회는 또 쌍용차 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사측은 공장 안 부품 파손액과 나머지 업체의 손해액이 집계되면 배상청구액은 모두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최병훈 협동회 사무총장은 "회생가치가 하락할수록 협력업체들이 받을 수 있는 몫도 점점 줄게 된다"고 말했다.

평택=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