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눈과 귀가 2009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이탈리아 로마에 쏠려있는 가운데 프로야구가 28일 후반기 레이스에 들어갔다. 올 시즌 전체 경기의 3분의 2인 354경기를 치른 전반기에 수립된 진기록과 후반기(179경기) 새롭게 작성될 기록들을 모아봤다. 기록으로 들여다본 프로야구는 요지경 속이다.


◆불명예를 먹고사는 선수들

지난 4월25일 롯데의 신인 투수 김대우는 LG를 상대로 역대 최다인 5타자 연속 볼넷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4사구로만 2점을 줬다. 종전 기록은 4타자 연속 볼넷이었다. 제구력보다는 스피드에 의존한 승부를 펼친 탓이다. 7월16일 삼성과 대구 경기에서는 역대 한 경기 최다 4사구 타이 기록(22개)이 세워졌다.

피홈런 부문에서는 안영명(한화)이 상반기에 24개를 허용했고,KIA(기아)의 마무리 투수 한기주는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는 블론세이브를 8개나 만들어 팬들의 속을 시커멓게 타게 했다.

히어로즈의 브롬바는 홈런 선두(23개)를 달리고 있지만 삼진 부문(85개)에서도 1위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난 공도 담장을 넘기지만 헛스윙도 많이 하기 때문.LG의 해결사 최동수는 병살타 왕이다. 18개로 한 시즌 최다인 23개(2004년 김한수)에 5개 차로 다가섰다.


◆神技를 보이다

보기 드문 광경도 연출됐다. 지난 5월15일 히어로즈와 LG전은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39점),최다 안타(40개),최다 루타(84루타),최다 득점 패(17점) 등의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5월12일 LG-SK 경기에서는 LG 투수 9명이 마운드에 올라가 역대 투수 최다 출전 부문과 타이를 이뤘다. 한번에 쓰리 아웃을 잡아내는 삼중살은 4월18일 롯데가 히어로즈를 상대로,6월3일 KIA가 두산을 상대로,7월16일 한화가 롯데를 상대로 기록했다.

별난 기록도 많았다. 최원제(삼성)는 5월6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공 1개만 던지고 승리 투수가 됐다. 역대 7번째 기록이다. 이용찬(두산)과 오승환(삼성)은 각각 6월11일 LG전,7월15일 두산전에서 공 1개로 세이브를 올렸다. 두산 금민철은 5월27일 잠실 히어로즈 전에서 3타자에게 9개 공만 던져 3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신기를 보여줬다.


◆후반기 관전포인트

후반기에도 기록 행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박경완(SK)은 통산 5번째,포수로는 첫 300홈런에 단 한 개만을 남겨뒀다. 전준호(히어로즈)는 통산 549호 도루를 기록해 첫 550호 도루가 멀지 않았다. 오승환(삼성)은 20세이브에 단 하나만 남겨두고 있으며,올해까지 5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하면 구대성에 이은 두 번째 대기록이다. '기록의 사나이' 양준혁은 2300안타에 17개가 모자라고,1300득점과 17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 기록에도 각각 11득점,19개 안타가 부족하다. 통산 최다인 2100경기 출장에도 34경기를 남겨둔 상태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