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로 크게 손실을 보고 화가난 투자자가 '차라리 내가 직접 투자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일명 '앵그리 머니(angry money)'가 증시로 다시 몰려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식 직접투자를 위한 고객예탁금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간접투자 상품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은 계속되고 있다.

고객예탁금은 28일 기준 14조1876억원으로 지난달 15일 이후 다시 14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말부터 꾸준히 감소하기 시작한 고객예탁금이 이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선 것. 7월 들어서만 1조4650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펀드 환매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올 들어 증시가 살아나자 증가하기 시작한 국내 주식형펀드(ETF 제외)의 순환매는 지난 5월 967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6월엔 70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6월 중순부터 말까지는 일시적으로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들어 펀드 환매가 재개돼 28일까지 총 6963억원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직접투자 자금으로 일부 활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증시가 단기간에 많이 오른 만큼, 개인의 직접투자 리스크도 그만큼 크다는 지적이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펀드 환매 자금 가운데 일부가 직접투자 목적인 고객예탁금으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수가 단기간에 크게 오른 상태에서 펀드를 환매해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예전만큼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