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9일 '국제수지 동향'을 통해 지난달 경상수지가 54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5월의 35억달러에 비해 19억3000만달러 늘어난 것이며 지난 3월의 66억5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경상수지는 지난 1월 16억4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2월부터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이로써 상반기 흑자규모는 217억5000만달러에 이르렀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최대였던 1998년 상반기의 217억2000만달러를 웃도는 것이다. 한은은 상반기 전체적으로 원 · 달러 환율이 평균 1350원에 이를 만큼 환율이 높았던 것이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상품수지 흑자가 전달 48억8000만달러에서 66억1000만달러로 확대되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특히 중국의 적극적인 내수부양에 힘입어 LCD패널 철강 등의 중국 수출이 전달에 비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여전히 불황형 흑자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5% 감소했지만 수입 감소폭이 이보다 훨씬 큰 33.0%에 이른 것이 경상수지 흑자를 키웠다는 얘기다. 지난달 환율이 하락한 여파로 해외여행이 다시 늘면서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전달보다 4000만달러 늘어난 4억3000만달러로 파악됐다. 운수수지와 특허권사용료 등을 합친 서비스수지는 전달과 비슷한 14억7000만달러 적자였다.

자본수지는 외국계은행 지점이 한국에 투자한 자금 중 상당액을 일시적으로 외국 본점에 예치하면서 전달 70억2000만달러 유입초과에서 4억달러 유출초과로 바뀌었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7월엔 계절적 요인으로 여행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겠지만 상품수지가 비교적 큰 폭의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경상수지 흑자가 40억달러 안팎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