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만에 또 민노총 시위 '짓밟힌 평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보도블록 깨고 도로점거… 경찰, 가담자 27명 연행
쌍용차 사태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3시 공장에서 2㎞ 떨어진 평택시 '법원삼거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4000여명(경찰 추산 2000여명)이 25일에 이어 또다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도장공장을 점거 농성 중인 쌍용차 노조와 경찰의 대치가 열흘째 이어진 이날 민주노총은 '쌍용차사태 정부 해결 촉구 7 · 29 결의대회'를 열고 공권력 철수 및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농성 중인 쌍용차 노조원들에게 의약품과 식수 등을 전달하기 위해 공장으로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지난 25일 민주노총이 공장에서부터 평택시내까지 4㎞에 이르는 도로의 보도블록을 부수고 죽봉을 휘두르는 등 불법 폭력시위를 벌였던 사실을 들어 이날 집회를 불허했다. 민주노총은 경찰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강행해 경찰과 마찰을 빚었다. 경찰은 민주노총이 4.5t 트럭을 이용해 도로를 점거하고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하려는 것을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경찰은 집회 현장 상공에 헬기 2대를 띄워 상황 통제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30여분간 집회를 가진 뒤 공장 안 노조원들에게 물과 의약품을 전달하겠다며 행진에 나섰다.
평택시민들은 25일에 이어 또다시 폭력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서둘러 집 안으로 피신했다. 집회 장소 옆 논에서 잡초를 뽑다 갑자기 나타난 수천명의 노조원에 놀라 집으로 들어가던 박모씨(45)는 "외부인들의 개입이 너무 큰 것 아니냐"며 "이게 오히려 평택 민심 등 국민이 쌍용차노조에 등을 돌리는 이유라는 것을 왜 모르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쌍용차 파업사태 중간 수사브리핑'을 갖고 지금까지 불법 행위를 벌인 327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하고 132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구속 및 불구속입건자 141명은 모두 쌍용차 노조원 및 불법 파업을 지원한 외부세력이며 구속자 9명은 쌍용차 노조원 3명과 외부세력 6명"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사제 총포류까지 사용하는 등 노조의 불법 행위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불법 행위자를 '자진 이탈자'와 '끝까지 농성에 참여하는 자'로 나눠 사법 처리키로 하고,끝까지 농성하는 경우엔 단순 가담자까지 '전원 구속' 원칙을 세웠다.
평택=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