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페라리,마세라티,애스톤마틴….이 차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람처럼 빠른 스피드도 있겠지만 이들은 차값이 집 한 채와 맞먹을 정도로 엄청나게 비싸다. 요즘엔 '집보다 차'를 부르짖으며 집은 없어도 슈퍼카를 몰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어디에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그리고 각자 생활 방식의 차이인 만큼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겠지만 과연 그들이 슈퍼카의 감가 상각에 대해 알고 있을까. 일반 자동차에 비해 슈퍼카 중고값은 엄청나게 떨어진다는 사실 말이다. 게다가 집과 비교해 시세가 오르는 일도 없다.

미국만 해도 중고 슈퍼카의 시세는 첫 차량 구매시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무리해서 샀더라도 되팔면 가격면에서 크게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선 사정이 다르다. 일반차보다 감가상각 폭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5년식 BMW 520D는 주행거리 8만㎞일 때 평균 수준의 중고차 값을 받을 수 있다. 1년에 2만㎞의 주행 거리를 적정 수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일 연식의 슈퍼카가 8만㎞를 뛰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선 슈퍼카의 경우 1년 1만㎞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 감가 상각률에는 일관된 법칙이 있는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주행 거리,사고 여부,연식 등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주행 거리가 많다거나 사고가 났던 차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차량은 아니라는 것이다. 주행 거리가 많은 차에는 고속도로 이용이 잦은 차들이 많고,그만큼 유지보수를 엄격히 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고차도 수리가 잘돼 성능에 문제가 없을 수 있다. 싼 가격에 좋은 중고차를 장만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입차가 국산차보다,대형차가 소형차보다 감가 상각률이 높다. 대형 수입차라면 당연히 국산 소형차보다 감가율이 훨씬 높아진다. 이 밖에 감가상각에 영향을 주는 것 중 하나는 자동차 회사의 평판이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발생하면서 쌍용차의 중고차 시세가 떨어지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해외에서 중고 허머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내구성이 좋다는 인식이 강한 르노삼성 및 혼다의 중고차 감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평판 관리를 잘한 덕분이다.

SK엔카 홍보팀 mklim@enca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