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장의 역사에서 증시 법칙을 찾아라."

유럽계 투자은행 크레디리요네(CLSA)의 고문인 러셀 내피어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지난 100년 동안 미국 증시에서 침체가 심했던 네 번의 시기를 잡아낸 다음 당시 증시와 관련된 데이터와 침체장이 바닥을 쳤을 때를 전후한 2개월치씩의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7만여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주식시장의 바닥이 언제인지를 알아낼 지표를 밝혀냈다.

저자가 꼽은 네 번의 거대한 침체장은 1921년 8월과 1932년 7월,1949년 6월과 1982년 8월이다. 그는 이 네 차례의 거대한 침체장이 어떻게 전개되고 바닥을 쳤는지를 지수의 움직임과 호재 · 악재,채권시장,유동성,물가,낙관론과 비관론 등으로 폭넓게 살피고 바닥을 예고하는 지표를 제시한다. 먼저 기업의 시장가치를 실질 순자산으로 나눈 값인 q비율이 0.3 이하로 떨어질 때 최고의 매수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130년 동안 미국 주식의 q비율은 0.3~3.0 사이에서 움직였는데 네 번의 침체장에서는 이 비율이 0.3 밑으로 떨어졌다.

또 금리인하도 주가의 바닥을 예고하는 신호다. 1921년과 1949년에는 금리 인하 3개월 뒤에,1982년에는 11개월 뒤에 바닥을 쳤다. 또 네 번의 침체기 모두 경기가 침체됐을 때 바닥을 쳤으며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 침체장이 곧 끝나는 시기가 왔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현재 미국 증시는 2000년 3월 시작된 거대한 침체장의 가운데에 있으며 2014년쯤에야 바닥을 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