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를 이용해 간편하고 안전하게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전자파를 이용한 '유방암 영상진단 시스템'을 개발,실용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ETRI는 2007년부터 방통위로부터 30억원을 지원받아 이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 시스템은 최소 5㎜ 크기의 유방암 진단이 가능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이라고 방통위는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2000년부터 학계에서 기초 연구를 시작해 현재 2㎝ 수준의 유방암을 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한 정도다.

이 시스템은 주파수 500메가헤르츠(㎒)에서 3기가헤르츠(㎓)까지의 전자파를 수초 동안 검사 부위에 쬐어 횡단면의 영상 정보를 얻는 방식이다. 전자파를 쏘게 되면 암세포와 보통 인체 조직은 전기를 저장하거나 흘려 보내는 유전율과 전도율 등 전기적 물질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 차이를 디지털 분석기술을 활용해 영상으로 변환시키게 된다.

따라서 기존 X선 촬영,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등에서 사용하는 방사선이나 강한 자기장에 노출될 위험이 없다. ETRI 관계자는 "국내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의 허용 전력보다 30배 낮은 전력의 전자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며 "전기적 물질 특성의 영상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정확한 판독이 가능해 오진율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국내 유방암 권위자인 문우경 서울대 교수를 포함한 학계에서 이 시스템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전자의료기기 산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국내 2개 업체가 이전받아 임상 시험을 거쳐 상용화할 예정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