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발표시즌이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코스닥기업 실적예측치를 조심하라는 경계령이 나왔다. 코스닥기업들 가운데 80% 가까이가 매출액과 영업손익 등의 예측치를 실적보다 부풀린'장밋빛'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사례를 조사한 것이긴 하지만,올 2분기 실적이 좋아 증시가 상승하고 있는 때여서 코스닥기업들의 예상치를 곧이곧대로 믿은 투자자들은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예측치를 공시했던 111개 12월결산 코스닥기업을 조사한 결과 순이익은 80%가 실제보다 과대포장됐고 매출은 79.3%, 영업이익은 75.4%가 낙관적이었다.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했다가 실제론 적자인 기업은 16곳이었고 매출이 당초 전망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곳도 9개사에 달했다.

A사의 경우 실제 매출은 전망치의 4분의 1에 그쳤고 128억원으로 예상됐던 영업이익은 450억원의 적자였다. 이 회사는 자본잠식으로 올해 상장폐지 문턱까지 갔다가 간신히 회생했다.

거래소는 실적예측 오류가 심한 A사 등 3개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하루 동안 매매를 정지시키는 제재조치를 내렸다. 전망치가 실제 실적과 다를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근거를 갖춰 산출됐다면 정상을 참작할수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사전에 그런 가능성을 알리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게 거래소의판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는 원 · 달러환율변동이 극심했던 특수성도 있었지만 전망치가 크게 틀린 것은 근본적으로 불합리한 가정에 근거해 과도하게 매출 성장률을 잡거나 신규사업에 대해 무모하게 긍정적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은 올 2분기에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실적'을 올려 증시는 물론 한국경제 전체에 큰 희망을 줬다.

이런 때에 앞으로 일부 기업이라도 자칫 '아니면 말고'식의 근거없는 실적전망치를 내놓아 투자자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경기회복에 대한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화를 초래하지 않을지 걱정된다.

문혜정 증권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