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6조 매수에 코스피 12% 상승… '서머랠리'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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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숫자로 본 7월 증시
7월 증시는 말 그대로 뜨거운 '서머랠리'를 만끽했다.
코스피지수는 31일 22.55포인트(1.47%) 오른 1557.29로 거래를 마쳐 한 달 상승률이 12.0%에 달했다. 주가가 13% 이상 올라 올 들어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난 3~4월과 맞먹는 수준이다. 코스피지수의 7월 상승률은 필리핀(13%) 중국(12%) 등에 이어 주요국 증시 중 10위에 이른다.
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에 힘입어 벽처럼 탄탄했던 1500선을 뚫고 올라서는 동안 주식시장에선 각종 기록들이 쏟아졌다.
특히 경기침체에도 주요 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깜짝실적'을 내놓으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기업들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7월에만 88조원 넘게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7월 증시를 숫자로 정리해본다.
7월 강세장을 이끈 주역은 역시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들은 7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에도 5362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로써 7월 순매수 규모는 총 5조9394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15일부터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사자'에 나서면서 연속 순매수 금액이 5조259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관과 개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끊이지 않았지만 외국인들이 이처럼 매수 강도를 키운 데 힘입어 두 달 반 동안 1400선의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지수는 1500선을 탈환했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7월까지 7개월째 이어지면서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들의 무차별적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한때 27.7%까지 낮아졌던 외국인 보유주식 비중은 작년 10월30일 이후 8개월 만에 30% 선을 회복했다.
7월에는 15개국 증시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소비심리 개선 등 경기회복의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글로벌 증시 동조화에 힘을 불어넣었다.
미국 다우지수는 저항선인 9000선을 넘어 연중 최고치로 올라섰다. 나스닥지수도 전날 장중 2000선을 돌파,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상승폭이 미진했던 일본 증시도 이날 1.89% 오른 1만356.83엔으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또 독일 프랑스 폴란드 체코 등 유럽과 호주 인도네시아 등도 경기회복 기대를 타고 신고가 행렬에 동참하며 랠리를 펼치고 있다.
개별 종목들의 주가 상승으로 느끼는 체감온도는 더 뜨겁다. 7월 들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종목만 KB금융과 녹십자 등 줄잡아 20개에 달한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12만9500원으로 4% 넘게 상승하며 역대 최고가 대열에 올랐다. 다날과 태양산업 서울반도체 에스디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들도 합류했다.
또 현대차가 7월에만 20% 넘게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을 비롯 포스코 LG전자 LG디스플레이 롯데쇼핑 등 주요 종목들이 일제히 지난해 9월 리먼사태가 터지기 이전의 주가를 회복했다.
국내 증시의 맏형인 삼성전자는 작년 6월 이후 13개월 만에 100조원대 시가총액을 회복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례적으로 실적 발표 전 공개한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1조원 가까이 웃돌면서 불붙기 시작한 주가는 이날 72만4000원에 달해 지난해 기록했던 사상 최고가 76만4000원에 한발 더 다가섰다.
삼성전자는 7월에만 20% 넘게 상승해 시가총액이 106조6447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상장종목의 시가총액에 대한 비중이 13% 선으로 높아졌다.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한 달 동안 88조원 넘게 늘어 807조원으로 급증했다. 시가총액이 800조원을 회복하기는 작년 8월12일(802조원) 이후 11개월 만이다.
코스피지수는 1600선에 육박했던 당시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지만 덩치가 큰 대형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져 시가총액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코스닥시장을 합한 국내 증시 전체의 시가총액은 884조원으로 9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지연/정인설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