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달러…환율 1230원 밑으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상흑자·외국인 주식매입 지속
정부개입 없으면 1200 깨질수도
정부개입 없으면 1200 깨질수도
국내외 경기 회복세와 함께 원 · 달러 환율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향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31일 원 · 달러 환율은 1228원50전에 거래를 마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인 지난해 10월2일(1223원50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다가갔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직전인 지난해 9월12일(1109원10전)보다는 아직 120원가량 높지만 지난 3월 초 장중 1597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370원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주가 상승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와 경상수지 흑자 등이 환율 하락세(원화가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환율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367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13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7월 한 달에만 6조원가량을 순매수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도 환율 하락세의 기초가 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래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경상수지라고 말한다. 올 들어 경상수지는 지난 1월에만 16억3500만달러의 적자였을 뿐 그 뒤로는 매달 3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 상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인 21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밖에 국내 은행의 해외 차입이 늘어나고 차입금리가 떨어지는 등 은행들의 외화 자금 사정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환율의 하향 안정에 일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이달 중 1200원 선을 하향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성순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차장은 "외환당국이 달러 매수 개입을 통해 환율이 1230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있었는데 1220원대로 내려선 이상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외환당국이 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폭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추가 하락이 한국 경제 전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적정 환율이 얼마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경상수지를 비롯한 한국 경제의 제반 여건을 감안했을 때 환율이 적당한 수준을 향해 가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창민 중소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환율 하락으로 키코(환율파생상품)나 엔화 대출로 손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전문가들은 글로벌 주가 상승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와 경상수지 흑자 등이 환율 하락세(원화가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환율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367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13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7월 한 달에만 6조원가량을 순매수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도 환율 하락세의 기초가 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이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래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경상수지라고 말한다. 올 들어 경상수지는 지난 1월에만 16억3500만달러의 적자였을 뿐 그 뒤로는 매달 30억달러 이상의 흑자를 내 상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인 21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밖에 국내 은행의 해외 차입이 늘어나고 차입금리가 떨어지는 등 은행들의 외화 자금 사정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환율의 하향 안정에 일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이달 중 1200원 선을 하향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성순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차장은 "외환당국이 달러 매수 개입을 통해 환율이 1230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있었는데 1220원대로 내려선 이상 하락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이 수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외환당국이 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폭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추가 하락이 한국 경제 전반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적정 환율이 얼마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경상수지를 비롯한 한국 경제의 제반 여건을 감안했을 때 환율이 적당한 수준을 향해 가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창민 중소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환율 하락으로 키코(환율파생상품)나 엔화 대출로 손해를 입은 중소기업의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