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이모군은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건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지나가던 버스가 이군을 미처 보지 못한 것이다. 버스 앞부분에 얼굴을 부딪친 이군은 두 달 넘게 병원 신세를 져야 했으며 이군은 이 사고 이후 자전거를 더 이상 타지 않는다.

자전거 이용자가 늘면서 자전거 사고도 따라서 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는 최근 5년간 50% 가까이 급증했다. 2003년 6000여건에서 2007년 8700여건으로 45%나 늘어난 것이다. 전체 교통사고가 같은 기간 12.1%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세다. 자전거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사고도 같은 기간 167%나 증가했다.

자전거 사고는 이군의 사례처럼 머리를 다치는 경우가 많아 사고가 나면 결과는 치명적이다. 2007년엔 자전거 사고 사망자 중 머리를 다쳐 숨진 사람이 80%가 넘었고 가슴과 얼굴 손상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상황인 데도 안전 의식은 여전히 위험 수준이다. 연구소가 44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안전모를 쓴다는 사람은 9.9%에 그쳤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10명 중 1명만 안전모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녹색성장의 바람을 타고 자전거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자전거도로 등 기반시설을 갖추는 계획도 세워지고 있지만 안전장구착용,안전수칙 등 안전과 관련해선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안전모는 자동차의 안전벨트와도 같다. 자전거를 타면서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의식의 확산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