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노(Mr.No)가 돼선 안 된다. "

파고다학원에서 영어면접 노하우를 7년째 강의하고 있는 피터 천 컨설턴트가 가장 강조하는 말이다. "영어만 잘 해선 안 된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자신감이 면접 때 묻어나와야 한다. "

천 컨설턴트는 영어가 다소 뒤처지더라도 준비만 착실히 한다면 영어면접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영어면접 돌파를 위한 첫 번째 무기로 그는 당당함을 꼽았다. 옆에 앉은 면접자가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구사하더라도 위축되지 않는 배짱이 필요하다는 것.표현에서는 가급적 부정적 어휘를 자제하는 긍정성을 가져야 한다.

어학연수,조기 영어교육 등의 영향으로 영어 능숙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차별성을 위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천 컨설턴트가 제시하는 영어면접의 노하우를 살펴보자.


◆점점 까다로워지는 영어면접

대기업의 면접은 일반적으로 2~4단계를 거친다. 인성 및 적성 면접,발표(프레젠테이션),집단토론,영어면접 등이다. 과거에는 영어면접이 다소 형식적이었다. 기본적인 영어 수준만 체크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 영업 등 영어가 필요한 부문만 영어 능숙자를 채용하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어가 취업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기업들의 영어면접은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워낙 영어 능숙자들이 많다 보니 구직자들의 영어 실력이 상향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각 기업들이 글로벌화를 꾀하면서 영어를 기본 소양으로 여기는 인식도 보편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집단토론이나 프레젠테이션을 영어로 시키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또 토익 스피킹(TOEIC speaking),오픽(OPIc) 등 영어 말하기 시험을 통해 필기시험 단계부터 걸러내는 경우가 많다.

영어면접의 내용도 과거와 달라졌다. 면접 전날 무엇을 했는지,오늘 읽은 뉴스 내용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이 무엇인지 등을 묻거나 현재 날씨를 묘사해보라고 시키기도 한다.

◆영어면접의 성공열쇠는 차별화

천 컨설턴트는 무엇보다 일반적 대답을 피하라고 강조했다. 최대한 자신을 다르게 포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은 영어 자기소개다. 많은 구직자들이 자기소개를 소홀히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 '모범답안'이 많다 보니 이를 가져다 그냥 적당히 각색해 외워버리면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천 컨설턴트는 영어면접의 승부는 사실상 자기소개에서 결정난다고 설명했다. 배점이 가장 높은 데다 시간도 가장 길기 때문이다. 천 컨설턴트는 "면접위원을 하다 보면 상당수 구직자들이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를 한다"며 "이들 대부분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자기의 성격을 줄줄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고.그러다 보니 "활기차다"느니 "붙임성이 좋다"느니 하는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표현들이 잔뜩 등장한다. 하지만 면접관들은 자기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표현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회사에 들어오기 위해 대학 4년간 어떤 노력을 했으며,자신이 어떤 자격 조건을 갖췄는지,학점이 낮다면 학점 외에 제시할 수 있는 경험과 기술,장점 등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을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야 한다. 물론 이력서의 내용과 일치해야 한다. 단순히 과정만 나열하기보다는 자신이 이룬 성과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소개 시간은 대체로 1분 남짓에 끝내는 것이 좋다. 대기업의 경우 1 대 1 면접이 아니라 5 대 5,3 대 5의 다면 면접이 많기 때문에 너무 장시간 얘기해도 좋지 않다. 기업에 따라 자기소개 외에 다른 질문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라든지,5년 후 자기의 모습 등을 묘사하라는 등의 질문이 나온다.

이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묻는 경우도 있다. 회사에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이 분야에 얼마나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묻는 질문이기 때문에 미리 연구해두는 것이 좋다. 자기소개 외에 나머지 질문에 대한 답변은 20~30초 정도가 적당하다.

◆절대로 빨리 말하지 마라

집단토론을 영어로 진행하는 경우 대부분이 시사 관련 이슈다. 대개 최근 6개월 이내 중요 사안을 가지고 질문한다. 무엇보다 용어를 영어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용어를 모르면 아예 참여를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문을 꾸준히 보거나 용어에 관심만 가진다면 알 수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천 컨설턴트는 "가급적 혼자하기보다는 스터디 그룹을 통해 한국어 기사와 영어 기사를 공동으로 스크랩하고 용어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영어면접이나 집단토론 때는 말을 빨리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면접에서 영어를 빠르게 구사하는 면접자들은 대개 두 가지 부류다. 원어민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거나,반대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낮다 보니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조급해지는 경우다. 전자의 경우 영어는 잘하지만 논리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후자의 경우는 문법이 틀리거나 말을 제대로 끝맺지 못하는 일이 잦다. 때문에 바로 대답하기보다는 2~3초 정도 여유를 가지고 또박또박 명료하게 얘기하는 것이 좋다.

부정적인 어휘를 삼가는 것도 중요하다. 'No'라는 단어가 안 들어가도록 주의해야 한다. 면접관에게 'You'라는 호칭을 쓰지 말고 'Sir'를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Yes' 대신 'Ya,Yep' 등의 표현을 쓰거나 말버릇처럼 'You know' 등을 문장 사이에 자주 쓰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영어 면접에 유용한 표현들

▶I earned a Bachelor's degree from …University.<전 …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

▶I'm expecting a Bachelor's degree from …University next year. <전 내년에 …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딸 예정입니다. >

▶study abroad <유학가다. >

▶perform an internship <인턴십을 수행하다. >

▶hands-on experience <현장경험>

▶build up an expertise in … <…에서 전문가적 지식(기술)을 쌓다. >

▶people person <사교적인 사람>

▶originality <참신함,창의성>

▶competitive edge <경쟁력 우위>

▶competence <역량>

▶As you can see in my resume, <제 이력서를 보시다시피>

▶I'm convinced that … <…을 확신합니다. >

▶I'm confident that … <전 …에 자신있습니다. >

▶When it comes to … <…에 대해서,관해>

▶I'm the type of the person who is … <전 …한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