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민주주의 상징인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이 76세를 일기로 지난 1일 타계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16개월 동안 결장암으로 투병해 왔다. 지난해 3월 결장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아 온 아키노 전 대통령은 최근 암이 간까지 전이되면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했다. 필리핀 정부는 1주일간 국민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장례를 국장으로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의 명문 정치가문에서 태어난 아키노는 평범한 주부에서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선구자로 변신,대통령에까지 올랐다. 1983년 야당 지도자였던 남편 베니그노 니노이 아키노가 미국에서 귀국하다 필리핀 국제공항에서 암살당하면서 그의 운명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후 정치에 뛰어들어 1986년 '피플 파워' 무혈 봉기를 이끌었다. '코리'라는 애칭으로 불린 아키노는 당시 남편의 암살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정부의 명령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100만명에 가까운 군중을 모아 독재정부를 무너뜨리고 군부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