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진 원장은

나로호(KSLV-Ⅰ) 발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항우연에서 위성총괄사업단장,위성기술사업단장,위성정보연구소장 등을 역임한 우리나라 인공위성 개발 역사의 주역이다. 1992년 발사된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 우리별 1호,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와 2호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이런 경험은 그가 지난해 12월 항우연 원장에 오르는 배경이 됐다.

1975년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이 원장은 1982년까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몸을 담다 유학길에 올라 1986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역학물성 분야를 연구했고 1991년 항우연으로부터 우주개발 사업 제의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이 원장은 기계과 출신이 왜 우주개발에 뛰어들었느냐는 질문에 "어릴 때부터 우주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우리기술로 인공위성을 만들자는 취지에 크게 이끌렸다"며 "항우연으로 옮기면서 언젠가는 우리 손으로 만든 로켓으로 우리의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올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 원장과 동료 연구자들의 노력 덕분에 1990년대 초 일본과 인공위성 분야에서 30년 이상 벌어졌던 기술 격차는 현재 10년 이하로 좁혀졌다는 평가다. 아리랑 2호 발사 때 발사체에 태극기 로고를 붙이기 위해 러시아와 실랑이를 벌인 일화는 지금도 자자하다.

그는 원장 취임 전부터 내년에 발사될 아리랑 5호 개발을 이끌어왔다. 이 위성은 구름이 끼거나 밤에도 촬영이 가능한 전천후 레이더영상(SAR) 장치가 장착돼 한층 뛰어난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 위성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과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아리랑 2호 발사 때의 감격이 가장 기억에 남지만 이번 나로호 발사는 우리 우주선인 만큼 더욱 긴장된다"며 "집사람과 딸도 매일같이 새벽기도를 나가 나로호 발사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