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SSM)의 '빅4' 중 이마트가 유일하게 동네 슈퍼들의 '사업조정 신청' 대상에서 빠져 눈길을 끈다. 이마트가 SSM에선 후발 주자이지만 SSM 논란이 확산된 지난 한 달 사이 가장 많은 점포를 냈지만 아직 표적이 된 곳이 없다.

이마트는 지난 6월30일 서울 상도동에 SSM '이마트 에브리데이' 1호점(사진)을 낸 이후 모두 8개 점포를 열었다. 특히 지난달 17일부터 중소 상인들의 사업조정 신청이 봇물을 이룬 뒤에도 서초점(21일) 발산점(23일) 미아점(28일) 쌍문점(30일) 등을 예정대로 냈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는 의정부 녹양점 등 4곳,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곳,GS수퍼마켓은 1곳만 출점했을 뿐이다. 반면 사업조정 신청 대상 SSM은 동네 슈퍼들의 집중 타깃이 된 홈플러스가 12곳으로 가장 많고 롯데슈퍼가 4곳,GS수퍼마켓이 1곳이다.

이마트 측은 '이마트 에브리데이' 출점 지역이 상대적으로 마찰이 덜한 서울로 한정된 데다 재개발지,대로변 위주로 점포를 내 동네 슈퍼들의 반발이 적었다고 보고 있다. 1호점인 상도점도 신설 아파트단지에 입점해 상가 내 슈퍼마켓이 없었고,미아점은 인근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쌍문점은 농협 하나로마트 등 SSM만 있는 지역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업조정 신청이 서울이나 지방,주변 상권 사정을 가리지 않고 확대되는 추세여서 "이마트는 운이 좋았을 뿐"이란 시각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문을 연 서울 가락점은 사업조정 신청으로 개점이 보류된 롯데슈퍼 가락점과 입지나 주변 환경이 별반 다르지 않아 시기만 조금 늦었더라도 개점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마트 측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송파구 등 이달 출점 예정지역의 개점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며 "당분간 SSM 사업조정 결과나 정부의 규제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