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미술 수요가 늘어날 방학기간인 데도 서울 홍익대 인근 입시미술학원 수강생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홍익대 미대가 2013학년도까지 실기고사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힌 탓이 크다는 게 학원가 설명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미술학원 40여곳이 몰려 있는 홍대 정문에서 산울림소극장 사이 500m 구간은 무척 한산했다. 작년 이맘때 여름방학을 맞아 전국 곳곳의 미대 지망생들이 몰려 북적이던 미술학원 상담 창구는 썰렁하기만 했다.

학원들은 고 1~2학년 수강생이 작년보다 30~50%가량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수 100명 미만의 소형 미술학원들의 타격이 더 컸다. 이호철 스파이크미술학원 원장은 "고 1~2학년 수강생이 작년의 절반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홍대를 제외한 서울대 · 이화여대 · 건국대 · 국민대 등은 실기를 보는 데도 학부모들은 실기시험볼 필요가 없다며 학원을 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창조의아침 · 클릭전원 · 그린섬 등 '빅3'로 불리는 대형 미술학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권순웅 창조의아침 원장은 "고 1~2학년 수강생이 전년 대비 30% 정도 감소했다"며 "학생들이 실기보다 내신 · 수능성적에 훨씬 더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섬 관계자도 "불경기 영향도 있겠지만 홍대 미대 입시안 발표 후 저학년 수강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눈에 띄는 학생들은 대부분 고3이거나 재수생 등 홍대 미대 실기시험 폐지의 영향을 받지 않는 학생들이다. 그림 공부에 올인해 온 학생들은 대부분 홍대 실기 폐지 방안에 부정적이었다. 인천에서 온 이찬준군(19)은 "미대 진학을 위해 학교에서 수업은 조금만 받고 오후부터는 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홍대 실기가 폐지되면 그림을 별로 그리지도 않은 친구들이 공부를 잘한다는 이유로 합격할텐데 그것은 별로"라고 했다. 강원예고 함예인양(19)도 "면접 잘 보고 공부 잘하면 그림 못 그려도 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 같아 싫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