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즐거운 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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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 국어 사전에서 정의하는 열정이란 단어의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적 의미 이외에도 열정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람마다 축적해 온 경험치와 가치관이 다르고,의식과 무의식이 연합해 만들어 낸 뜨거운 기운을 어떻게 기억장치 속에 담아 두고 있느냐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열정에 대한 정의와 가치가 저마다 제각각이라 해도 그 본질은 일맥상통한다. 지극히 자기 목적적이고 즐거운 몰입의 상태라는 것이다.
희랍어에 '자기 스스로의 것'을 의미하는 auto와 '목적'을 뜻하는 teros가 있다. 이 두 희랍어가 조합되면 자기 목적적이란 뜻을 갖는 '오토텔릭(autotelic)'이란 영어 단어가 된다. 이 단어의 어원이 말해 주듯이 타인의 의지가 아닌 자기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을 가리켜 오토텔릭이라 한다. 이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필요성보다 그저 하고 싶어서 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자율적 행동이 근간이 되는 것이니 당연히 필요에 의한 행위보다 더 즐겁고 신명 나며,애정을 가지고 열중하게 된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열정의 모습은 얼추 이러하다.
소소한 관심과 사소한 호기심으로 시작되는 일은 허다하다. 여기에 비전과 의욕이 함께할 경우 그 첫 시작은 실로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하나 대다수의 야심만만한 시작이 몰입의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못함으로 인해 무위로 종결되고 만다. 아무리 목적이 뚜렷하다 해도 그 목적에 부합하는 응축된 에너지를 한데로 모을 수 없다면 신통치 못한 결과가 나올 것은 뻔하다. 몰입의 부재는 야심 차게 시작했던 일이 용두사미 격으로 무너지게 만드는 법이다.
즐거움은 몰입의 핵심 요소이자 열정 그 자체의 모습이기도 하다. 누가 무어라 해도 이것이어야 한다는 자기 목적이 분명한 상태에서 발현되는 즐거움은 대상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준다. 더불어 불필요한 요소에 힘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고,힘겨워도 견뎌낼 수 있는 내성을 길러 주고,흥을 돋워 준다. 즐거운 몰입은 '어?!' 하는 부지불식의 사이에 열정이 되어 우리 내면 속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개방,참여,공유의 웹 2.0 시대는 그야말로 즐거운 몰입의 한마당이다. 돈을 벌지 못해도,누가 봐 주지 않아도 블로그나 미니 홈피에 어지간한 전문가보다 더 훌륭한 정보들을 올려놓고,매일 그 공간을 관리하는 '블로거'들은 웹 2.0 시대의 대표적인 열정을 보여 준다. 논어를 보면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好之者는 不如樂之者니라'란 말이 나온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이미 조상들은 알았던 것이다. 즐길 때에 가장 멋진 결과가 나온다는 진리를.
이방형 < SK마케팅앤컴퍼니 사장 lee@skmnc.com >
희랍어에 '자기 스스로의 것'을 의미하는 auto와 '목적'을 뜻하는 teros가 있다. 이 두 희랍어가 조합되면 자기 목적적이란 뜻을 갖는 '오토텔릭(autotelic)'이란 영어 단어가 된다. 이 단어의 어원이 말해 주듯이 타인의 의지가 아닌 자기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을 가리켜 오토텔릭이라 한다. 이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필요성보다 그저 하고 싶어서 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자율적 행동이 근간이 되는 것이니 당연히 필요에 의한 행위보다 더 즐겁고 신명 나며,애정을 가지고 열중하게 된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누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열정의 모습은 얼추 이러하다.
소소한 관심과 사소한 호기심으로 시작되는 일은 허다하다. 여기에 비전과 의욕이 함께할 경우 그 첫 시작은 실로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하나 대다수의 야심만만한 시작이 몰입의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못함으로 인해 무위로 종결되고 만다. 아무리 목적이 뚜렷하다 해도 그 목적에 부합하는 응축된 에너지를 한데로 모을 수 없다면 신통치 못한 결과가 나올 것은 뻔하다. 몰입의 부재는 야심 차게 시작했던 일이 용두사미 격으로 무너지게 만드는 법이다.
즐거움은 몰입의 핵심 요소이자 열정 그 자체의 모습이기도 하다. 누가 무어라 해도 이것이어야 한다는 자기 목적이 분명한 상태에서 발현되는 즐거움은 대상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준다. 더불어 불필요한 요소에 힘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고,힘겨워도 견뎌낼 수 있는 내성을 길러 주고,흥을 돋워 준다. 즐거운 몰입은 '어?!' 하는 부지불식의 사이에 열정이 되어 우리 내면 속으로 찾아오는 것이다.
개방,참여,공유의 웹 2.0 시대는 그야말로 즐거운 몰입의 한마당이다. 돈을 벌지 못해도,누가 봐 주지 않아도 블로그나 미니 홈피에 어지간한 전문가보다 더 훌륭한 정보들을 올려놓고,매일 그 공간을 관리하는 '블로거'들은 웹 2.0 시대의 대표적인 열정을 보여 준다. 논어를 보면 '知之者는 不如好之者요,好之者는 不如樂之者니라'란 말이 나온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이미 조상들은 알았던 것이다. 즐길 때에 가장 멋진 결과가 나온다는 진리를.
이방형 < SK마케팅앤컴퍼니 사장 lee@skmn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