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은 세계적 불황으로 매출은 줄지만 상대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는 늘릴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일본 내 주요 25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11.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R&D 투자비는 총 10조9551억엔으로 전년에 비해 6.5%만 줄일 것으로 조사됐다. R&D 투자 감소폭이 매출액에 비해 5%포인트 이상 작은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은 4.3%로 일본 기업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냈던 작년에 비해 0.3%포인트 올라갔다. 이 비율은 3년 연속 상승한 것으로 8년 만의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지난해에 비해 R&D를 늘리는 기업은 전체의 40%에 달했다. 중장기적으로도 2013년에 지난해보다 10% 이상 R&D 투자비를 증액하겠다는 기업이 20%를 넘었다.

일본 기업들이 앞으로 집중하려는 R&D 분야는 환경과 에너지였다. 복수 응답을 받은 결과 가장 많은 57.7%의 기업이 에너지 절약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신에너지 기술(46.5%) 신소재 개발(37.3%) 나노 기술(32.7%) 순이었다.

특히 도시바 등 전자업체는 물론 자동차 · 조선업체들은 "중장기적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환경 · 에너지 분야 기술개발 투자비를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제약과 소재 분야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두드러졌다. 제약사인 아스텔라스제약 다이이치산교는 R&D 투자를 각각 6.2%와 5.1% 늘리기로 했고, 미쓰비시케미컬 등 소재기업들은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줄어들 전망이지만 R&D는 작년 수준만큼 투자하기로 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올해 R&D 투자를 9.2% 줄일 예정이지만 매출 대비 비율은 전년보다 1.3%포인트 높은 4.9%를 유지할 계획이다.

자동차업체들은 특히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등 환경차에 대한 투자 비중을 더욱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